"비상사태 이유로 국회 권한을 정부에 이양?…히틀러도 그랬다"

입력 2024-01-03 05:04  

"비상사태 이유로 국회 권한을 정부에 이양?…히틀러도 그랬다"
아르헨 노벨평화상 수상자 에스키벨, 밀레이를 히틀러와 비교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의 만성적인 경제난 극복을 위해 비상조치를 동원해 발빠르게 개혁작업에 나서려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또다시 나치 독일의 히틀러와 비교됐다.
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매체 페르필에 따르면 인권운동가이자 1980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92)이 밀레이 대통령을 나치의 히틀러에 견줘서 평가했다.
에스키벨은 밀레이 행정부가 지난주 국회에 전달한 총 664조항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법안 중 국가비상사태를 이유로 2년간 입법부의 권한을 행정부에 이양하는 것과 관련, "히틀러도 그랬다"며 비난했다.
그는 "선거로 선출된 아돌프 히틀러도 1933년 독일 국회에 특별 권한을 요구했으며, 결국 정치지도자, 노조원, 사회운동가들에 대한 박해와 숙청이 시작됐다"며 이를 기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닌, (행정부가) 국회에 특별 권한을 요구하는 지금, 우리의 현재를 조명해야 한다"면서 인권과 시민들의 자유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굳건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파트리시아 불리치 치안장관의 시위 관련 규제를 비난하면서 "(정부는) 국민이 침묵하기를 바라는데, 이는 '억압(정치)'이다"라면서 "밀레이는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페르필이 전했다.
불리치 치안장관은 '불법'으로 규정한 집회와 시위의 경우, 이를 주최한 시민사회단체 또는 기관에 질서유지 비용을 청구하는 한편, 3인 이상의 집회는 치안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밀레이를 히틀러와 비교한 건 에스키벨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아르헨티나 예비선거에서 밀레이 당시 후보가 깜짝 1위를 차지하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상황을 설명하면서 히틀러의 시작을 회상했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히틀러는 인플레이션 이후에 지도자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인플레이션과 경제 위기는 언제나 우파에 도움이 된다. 아르헨티나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와 약간 비슷하다. 나는 밀레이와 히틀러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적었지만, 여론은 그가 밀레이와 히틀러를 동일시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콜롬비아 페트로 대통령도 지난 8월 말 밀레이 후보가 "사회주의자들은 바로 다른 사람들이 더 빛나는 것을 참지 못하고 모두 비참해지기를 바라는 '쓰레기'이자 '인간 배설물'이며 '정신과 영혼의 질병'이고 나쁜 사람들이다. 이게 현실이다"라고 언급한 인터뷰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서 "이것이 바로 히틀러가 했던 말이다"라면서 히틀러를 소환해 밀레이의 발언을 반박했다.


sunniek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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