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주의 논란' 美미네소타 州깃발 131년 만에 전면 교체

입력 2024-01-05 04:55  

'인종주의 논란' 美미네소타 州깃발 131년 만에 전면 교체
166년 전 첫 제작된 '백인 정착민과 원주민' 묘사 인장도 퇴출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미네소타주가 인종주의 논란을 빚은 주(州) 공식 인장(State Seal) 및 인장이 새겨진 깃발(State Flag)을 전면 교체한다.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상징 재디자인 위원회'(SERC)는 주민 공모를 거쳐 채택된 새 깃발과 새 인장의 디자인을 금주 초 11대1로 승인·최종 확정해 공개했다.
새 깃발은 미네소타주 지도 모양의 짙푸른색 바탕에 8개의 뿔을 가진 흰 별이 그려진 왼쪽 부분과 하늘색 단색의 오른쪽 부분으로 구성돼있다.
별은 캐나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미네소타주의 모토 '북쪽의 별'(Star of the North)에서 따왔다고 SERC 측은 설명했다. 미네소타주는 올바른 길잡이가 되겠다는 의미로 '북극성 주'를 자처해왔다.
하늘색 단색 부분은 미네소타주에서 발원해 미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미시시피강을 의미한다.
새 인장에는 '1만 개 호수가 있는 땅'으로도 불리는 미네소타주의 상징 물새 룬(loon)이 그려져 있고 미네소타의 어원인 원주민 다코타 부족의 말 '미니 소타 마코체'(Mni Sota Makoce)가 쓰여 있다.


주 의회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한, 새 깃발과 새 인장은 미네소타주 건립 166주년 기념일인 오는 4월 1일부터 자동으로 효력을 얻는다.
미네소타주는 1849년 미국의 준주(準州)가 된 지 9년 만인 1858년 미국의 32번째 주로 승격됐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미네소타주 인장은 1858년 도입됐으며 깃발은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 참가를 앞두고 처음 제작돼 1957년 수정, 1983년 보완 과정을 거쳤다.
이 인장과 깃발에는 석양이 물든 산과 들, 호수를 배경으로 밭을 갈고 있는 백인 정착민과 말을 타고 지나가는 원주민이 조화롭게 그려져 있고 '북극성'을 뜻하는 프랑스어(L'etoile du nord)가 쓰여 있다.
그러나 이 그림이 백인 정착민의 원주민 탄압 역사를 은폐하고 있다는 지적과 아울러 "원주민은 대결에서 패해 살던 땅을 떠나고 백인은 승리해 남는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있었다.
게다가 그림이 지나치게 복잡해서 어린이들이 주 인장·깃발을 그리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한몫했다.



미네소타주는 작년 5월 인장과 깃발을 다시 만들기 위해 SERC를 출범하고 "미네소타가 공유하는 역사·자원·다양한 문화 공동체를 정확하고 정중하게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네소타주의 새 깃발이 아프리카 소말리아 국기, 소말리아 펀틀랜드주 깃발과 유사하다는 불만도 제기됐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미네소타주에는 소말리아 이민자 인구 비율이 높다. 게다가 새 인장에 그려진 룬이 검은색 새다.
또 인장에 원주민 언어를 새긴 데 대해서도 "주 상징물에 단일 커뮤니티나 개인을 대표하는 상징 또는 표현을 쓸 수 없도록 한 주 법 위반"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주 인장·깃발이 너무 성급히 결정됐다"며 "교체 여부를 주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다수인 의회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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