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교육부·옥스퍼드대, 10대 한국어 '열공 현상' 공동 연구

입력 2024-01-07 06:06  

英 교육부·옥스퍼드대, 10대 한국어 '열공 현상' 공동 연구
조지은 교수 "한국어 배우는 학생들 정서 안정 효과까지"
옥스퍼드대, 한국어 교원 양성 프로그램 개설…학위 과정 추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정부와 옥스퍼드대가 자국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와 그 효과에 대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는 7일(현지시간) 영국 교육부와 함께 한국어 학습에 관해 올해 7월까지 7개월간 연구하고 정책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영국 10대 학생들이 다른 외국어에는 흥미를 잃어가는 데도 시험과 관계없는 한국어는 스스로 공부하고 이들의 생활 태도까지 좋아지는 '현상'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이번 교육부 협력 연구와 관련해 옥스퍼드대의 '정책 연구 펠로'(Policy Engagement Fellow)로 선정돼 지원받는다고 말했다. 주영한국교육원 등은 기타 파트너로 참여한다.
그는 "비유럽어권 외국어 교육 정책과 관련해 교육부와 협력하는 프로젝트의 정책 연구 펠로로 선정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조만간 교육부 본부에서 정책 간담회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에서는 전반적으로 외국어 과목의 인기가 줄어드는데 왜 중등졸업시험(GCSE) 과목에도 없고 정부가 투자도 안 하는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많아지는지 궁금해한다"고 설명했다.
또 "K팝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배워보는 게 아니라 학습을 지속한다는 점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의 정서에 긍정적 효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우선 한국어를 방과 후 수업으로 개설한 학교 5곳의 교장을 인터뷰했는데 다들 매우 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어를 배우며 소속감을 느끼는 것 같다거나, 동네를 한 번도 벗어나 보지 못한 학생이 한국어를 통해 세계와 소통한다는 분석이 있었다"며 "아예 전교생에게 가르치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과 달리 영국은 교민 자녀가 거의 없는 상황에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늘어나는 점이 특이하다"며 "정책 보고서를 미국과 영연방 국가와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GCSE에 한국어 정규 과목 편입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런던 인근 명문 사립 남학교 위트기프트 스쿨 등 중고등학교 3곳이 정규 과정으로 한국어를 가르쳤고, 배우 엠마 왓슨이 다닌 사립 여학교 헤딩턴 스쿨 등 43곳이 방과 후 수업을 운영했다. 총 수강생은 629명이다.
주영한국교육원은 한국어 수업을 희망하는 학교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2년간 강사와 교재 등을 지원하는데 2012년 3곳에서 2021년 45곳, 2023년엔 70곳으로 늘었다.
안 원장은 "한 학생은 2년간 혼자 한국어를 공부하다가 최근엔 동아리를 만들어서 점심시간에 친구들에게 가르친다며 교재 지원을 요청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영국 청소년이 가치관 형성 시기에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하고 친한파가 돼서 훗날 한국에 도움이 되는 자원으로 성장하도록 지금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은 영국 정부가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만들겠다고 해도 교사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주영한국교육원은 한국어 교원 양성을 위해 2022년부터 센트럴 랭카셔대에서 과정을 시범운영했으며 올해는 옥스퍼드대에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옥스퍼드대에선 장차 테솔(국제 영어교사 양성 과정)처럼 학위 과정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안 원장은 말했다.
안 원장은 "지난해 영국 교육부에서 한국 방문 연수를 했는데 아시아에선 싱가포르 외에 처음이었다"며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 인원을 두 배로 늘릴 정도로 의욕을 보였고 방문 후 반응도 매우 뜨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중국과의 소원해진 관계로 한국과 교육 교류에 관심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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