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매각건, 바이든 산업정책 시험대…일본 반발 부를 수도"
NYT "바이든, 의회 양당·노조로부터 거래 차단 압력 받아"
일부에서는 매각 승인 촉구…미 철강산업 위축세 지속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지난달 조강 생산량 세계 4위 업체인 일본제철은 한때 세계 철강 시장을 주도하며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꼽혀 온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국가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다소 불편한 감정을 밝혔으며 정치권 일부와 철강 노조 등도 반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와 공화 양당으로부터 이번 거래를 차단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고 자칫 주요 동맹인 일본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는 등 미국 행정부의 산업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정책을 통해 미국의 제조업 역량을 다시 부활시킬 것이라고 밝혀왔는데 US스틸 매각 건의 경우 오히려 미국 제조업 역량 상실의 상징적인 사례이기도 하다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어려운 정치적 선택에 직면해, 미국 내 노조를 가진 고임금 제조업 일자리의 창출과 유지라는 주요 경제적 목표를 추구하는 데 대통령의 힘을 어느 정도 발휘할지 주목된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철강 노조와 함께 양당 포퓰리스트 상원의원들로부터 국가 안보를 내세워 매각을 거부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의원들은 미국 업체 소유의 철강 생산이 미국 제조 및 공급망에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외국인 소유자의 경우 미국 철강산업의 일자리와 생산을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US스틸 경영진은 이번 거래가 오히려 직원들에게 혜택을 주고 합병된 회사에는 철강 생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역량을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거래를 지지하는 일부에서는 매각을 막는 것은 자칫 주요 동맹인 일본의 반발을 부를 위험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및 기타 신흥 기술 등의 분야에서 중국 제조업의 부상에 강력 대응하면서 일본의 협력을 구했고, 첨단 배터리 등 미국의 신규 제조 시설에 대한 일본의 투자도 환영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철강회사 임원 출신 윌버 로스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에 "그 거래에서 미국이 방어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정치권의 부정적 기류를 '외국인 혐오증'이라고도 규정했다.
정치권의 공격은 불필요한 지정학적 긴장을 조성할 뿐이며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은 매각 자체가 아니라 이들 공격이라는 주장을 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거래에 제동을 걸면 123년 역사의 US스틸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거의 1만5천명의 북미 직원에게 실제로 더 확실한 고용 안정이 보장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자유주의적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무역정책 전문가 스콧 린시컴은 지난 2017년 연구 논문에서 "미국 산업 중 철강 산업보다 보호를 더 많이 받은 곳은 없다"라고 쓴 바 있다.
최근 미국 대통령들은 철강 보호 조치를 더욱 강화했지만, 이러한 노력은 미국이 1970년대 또는 최근 수십년간의 철강 생산 수준 회복에는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대통령 재임 중 더 줄었다.
고용도 꾸준히 감소해 미국 제철소 노동자 수는 2022년 8만3천명이 조금 넘었는데, 이는 1992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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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바이든, 의회 양당·노조로부터 거래 차단 압력 받아"
일부에서는 매각 승인 촉구…미 철강산업 위축세 지속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지난달 조강 생산량 세계 4위 업체인 일본제철은 한때 세계 철강 시장을 주도하며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꼽혀 온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국가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다소 불편한 감정을 밝혔으며 정치권 일부와 철강 노조 등도 반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와 공화 양당으로부터 이번 거래를 차단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고 자칫 주요 동맹인 일본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는 등 미국 행정부의 산업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정책을 통해 미국의 제조업 역량을 다시 부활시킬 것이라고 밝혀왔는데 US스틸 매각 건의 경우 오히려 미국 제조업 역량 상실의 상징적인 사례이기도 하다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어려운 정치적 선택에 직면해, 미국 내 노조를 가진 고임금 제조업 일자리의 창출과 유지라는 주요 경제적 목표를 추구하는 데 대통령의 힘을 어느 정도 발휘할지 주목된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철강 노조와 함께 양당 포퓰리스트 상원의원들로부터 국가 안보를 내세워 매각을 거부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의원들은 미국 업체 소유의 철강 생산이 미국 제조 및 공급망에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외국인 소유자의 경우 미국 철강산업의 일자리와 생산을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US스틸 경영진은 이번 거래가 오히려 직원들에게 혜택을 주고 합병된 회사에는 철강 생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역량을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거래를 지지하는 일부에서는 매각을 막는 것은 자칫 주요 동맹인 일본의 반발을 부를 위험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및 기타 신흥 기술 등의 분야에서 중국 제조업의 부상에 강력 대응하면서 일본의 협력을 구했고, 첨단 배터리 등 미국의 신규 제조 시설에 대한 일본의 투자도 환영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철강회사 임원 출신 윌버 로스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에 "그 거래에서 미국이 방어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정치권의 부정적 기류를 '외국인 혐오증'이라고도 규정했다.
정치권의 공격은 불필요한 지정학적 긴장을 조성할 뿐이며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은 매각 자체가 아니라 이들 공격이라는 주장을 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거래에 제동을 걸면 123년 역사의 US스틸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거의 1만5천명의 북미 직원에게 실제로 더 확실한 고용 안정이 보장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자유주의적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무역정책 전문가 스콧 린시컴은 지난 2017년 연구 논문에서 "미국 산업 중 철강 산업보다 보호를 더 많이 받은 곳은 없다"라고 쓴 바 있다.
최근 미국 대통령들은 철강 보호 조치를 더욱 강화했지만, 이러한 노력은 미국이 1970년대 또는 최근 수십년간의 철강 생산 수준 회복에는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대통령 재임 중 더 줄었다.
고용도 꾸준히 감소해 미국 제철소 노동자 수는 2022년 8만3천명이 조금 넘었는데, 이는 1992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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