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9초전 할머니 구조한 日남성…"위험 무릅쓴 행동 존경"

입력 2024-01-09 19:43  

쓰나미 9초전 할머니 구조한 日남성…"위험 무릅쓴 행동 존경"
노토 강진으로 가족 10명 잃은 50대 남성 사연도 전해져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에서 지난 1일 규모 7.6 강진 발생 당시 쓰나미(지진해일) 위험을 감수하고 길을 가던 할머니를 구조한 남성 운전자가 화제다.
9일 민영 방송사 네트워크 ANN 등에 따르면 강진 당시 노토반도 북동부 해안 지역 주택가를 지나던 한 남성 운전자는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가던 할머니를 발견한 후 차에 태웠고, 이후 9초 만에 쓰나미가 마을을 덮쳤다.
차량 내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이 운전자는 처음에는 할머니를 지나쳤으나, 다시 할머니에게 돌아가 "지진이 발생했다. (안전한) 위쪽으로 올라가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할머니에게 자동차에 탈 것을 재촉했고, 할머니가 탑승해 "무슨 일인가"라고 묻자 "모두가 벌써 위로 올라갔다"고 다급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쓰나미가 굉음과 함께 몰려왔고, 차량은 간발의 차로 대피에 성공했다고 ANN은 전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자기 몸도 위험한데, 할머니를 구하러 돌아왔다니 존경", "전혀 모르는 사람을 먼저 돕다니 존경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진 발생 시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훌쩍 지나고,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서면서 안타까운 사연도 알려졌다.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요양시설 직원인 50대 남성 데라모토 나오유키 씨는 새해 첫날을 보내기 위해 노토반도 아나미즈마치(穴水町) 처가로 갔던 가족을 모두 잃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데라모토 씨는 강진 당일 근무 때문에 가나자와에 있었으나, 산사태가 덮친 처가에 있던 부인과 아들 3명, 딸 1명, 장인과 장모, 친척 3명 등 10명은 사망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그는 강진이 발생한 직후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뉴스를 통해 처가 지붕이 무너진 것을 확인했다.
노토반도 도로 곳곳이 끊긴 탓에 지난 5일 뒤늦게 사고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을 지켜봤지만, 가족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라모토 씨는 취재진에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라며 "이 지진이 나쁘다"라고 흐느끼며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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