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 형제의 비극…이스라엘 총격에 형 도우려던 17세 소년 사망

입력 2024-01-11 16:41  

서안 형제의 비극…이스라엘 총격에 형 도우려던 17세 소년 사망
이스라엘군 "화염병 던지려 해"…"추워서 모닥불 피우려 했을 뿐"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군이 비무장 상태의 팔레스타인 세 형제에게 총격을 가해 2명이 다치고 1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A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들이 먼저 화염병으로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총을 맞은 이들 모두 무기를 지니고 있지 않아 이스라엘이 교전 규칙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AP가 입수해 공개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이달 5일 새벽 서안의 팔레스타인 마을 베이트 리마의 중앙 광장에 서 있던 나데르 리마위(29)는 어디선가 날아온 총격에 왼쪽 다리를 맞고 쓰러진다.
갑작스러운 총성에 놀란 사람들이 급하게 달아나는 와중에 동생인 모하메드 리마위(25)는 쓰러진 형을 돕기 위해 달려오다 역시 오른쪽 엉덩이에 총을 맞고 쓰러진다.
곧이어 형들을 돕기 위해 달려온 오사이드 리마위(17)도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이 인근 가게 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두 형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오사이드는 인근 병원에서 사망했다.
영상에 따르면 총격이 벌어지고 약 2분 뒤 현장에 도착한 이스라엘군의 차량 4대에서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 수십명이 내렸다.
군인들은 쓰러져 있는 리마위 형제들을 내려다보는 등 약 4분간 머무르다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
군인 중 한 명은 쓰러진 오사이드를 발끝으로 툭툭 치기도 했다.
AP는 이 CCTV 영상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매고 있던 총을 제외하고는 어떤 무기도 현장에 없었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에 대해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무릎을 꿇고 화면 밖에서 뭔가를 만지고 있던 남성이 이스라엘군을 공격하기 위해 화염병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P가 공개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최초 총격은 무릎을 꿇고 있던 오사이드가 아닌 나데르에게 가해졌다.
또 나데르는 이후 AP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화염병이라고 주장하는 물건은 이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주워 온 나무 판지와 종이로 모닥불을 피우려던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AP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SNS) 등에 올라온 다른 영상들도 나데르의 주장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무장 군인이 무기를 지니지 않은 이들에게 먼저 총격을 가하는 것은 교전 규칙 위반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른 이스라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폭력이 잇따르고 있다.
전쟁 이후 현재까지 서안에서 이스라엘군과 유대인 정착민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326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일에는 서안에서 이스라엘군 차량이 하마스 대원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밟고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돼 잔혹 행위라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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