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등장한 토마호크…미·영의 예멘 폭격 어떻게 이뤄졌나

입력 2024-01-12 12:16   수정 2024-01-12 17:01

다시 등장한 토마호크…미·영의 예멘 폭격 어떻게 이뤄졌나
"항모·기지서 출격한 전투기와 미사일로 최소 10여개소 타격"
후티반군 미사일·레이더·드론 역량 약화에 특히 중점 둔 듯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을 핑계 삼아 글로벌 물류의 '동맥'인 홍해를 틀어막아 온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한 미국 주도 다국적 함대의 첫 폭격이 감행됐다.
작전의 상세한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공격에는 2018년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보유한 화학무기 시설을 미국 주도 연합군이 폭격했을 당시처럼 전투기와 함대지 미사일 등이 복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미국과 협력국들이 이날 예멘 곳곳에서 10여개소에 이르는 후티반군 군사시설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목표물이 된 시설은 레이더와 방공 설비, 무기고, 미사일 발사대와 자폭 무인기(드론) 기지 등이라고 한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미국 NBC 방송은 예멘 인근 해역의 후티반군 선박도 공격 대상이 됐고 폭격 과정에서 후티 반군의 드론 여러 대도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후티가 글로벌 무역과 자유로운 항행을 위협할 능력을 교란하고 약화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후티의 미사일과 레이더, 드론 역량에 특히 중점을 둬 목표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중동에 전개 중인 미 해군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와 현지 공군기지들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폭격을 가했고, 다른 수상함과 잠수함들도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등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최소 한 척의 미 해군 잠수함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영국군의 타이푼 전투기도 폭격에 투입됐다고 한다.



후티 반군이 점령 중인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도 연신 폭음이 울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나에 있던 AP 통신 취재진은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모두 네 차례의 폭발이 일어났지만, 전투기가 주변에 접근한 정황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투기 접근 모습이 목격되지 않은 것은 비교적 접근이 쉬운 해안 목표물과 달리 내륙에 있는 수도 주변의 목표물에 대해서는 사정거리가 1천250∼2천500㎞에 이르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사용했기 때문일 수 있다.
후티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인 예멘 서부 호데이다에서도 다섯 차례 큰 폭음이 들렸고, 홍해와 멀지 않은 예멘 남서쪽 도시 타이즈 역시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주민들은 말했다.
미국은 1990년 걸프전쟁을 시작으로 자국이 참전한 각종 전쟁마다 토마호크 미사일 세례를 퍼부어 개전 직후 적국의 주요 시설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전술을 써 왔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비행 속도가 시속 890㎞로 음속에 미치지 못하는 비교적 느린 무기체계이지만, 10발을 발사했을 때 반수가 반경 1m 이내에 떨어질 정도로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전투기들이 폭격에 동원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정밀타격 능력을 부여하는 업그레이드 키트인 합동정밀직격탄(JDAM)이 달린 재래식 항공폭탄도 일부 사용됐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군과 영국군이 호주·바레인·캐나다·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이번 폭격은 후티 반군이 작년 11월부터 27차례에 걸쳐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공격해 온 데 대한 보복 성격을 띠고 있다.
홍해의 안보 보장을 위해 동맹국을 결집해 다국적 함대를 구성한 미국은 후티 반군이 위협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결과'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배포한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상업 항로 중 하나에서 우리 인력에 대한 공격을 용인하거나 적대적인 세력이 항해의 자유를 위태롭게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후티 반군을 지원해 온 이란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을 수 있다.
이란은 부인하지만, 미국은 이란이 후티 반군의 잇단 상선 공격을 배후 조종하면서 역내 영향력을 확대하려 시도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날 공습으로 홍해의 안보 상황이 극적으로 개선될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8년 넘게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국제 연합군과 내전을 벌여온 후티 반군은 앞서 미국 주도 다국적 함대가 자신들을 폭격한다면 상선 공격 수위를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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