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유 꿈꾸는 사우디, '핵심 광물'로 미중러에 동시 손짓

입력 2024-01-12 19:24  

탈석유 꿈꾸는 사우디, '핵심 광물'로 미중러에 동시 손짓
'세계 광물 중심' 자처하며 투자 유치
리야드서 열린 '광물포럼'에 주요국 북적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의존을 낮추고 경제를 다각화하고자 광물 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 광물자원의 '중심점'을 자처하면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투자를 유치하려 한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우디는 탈석유 시대를 대비한 경제 다각화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의 하나로 광물 산업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사우디는 석유와 천연가스 외에도 구리, 금, 아연, 인산염, 희토류 등 다양한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는 자국 내 미개발 광물 가치를 2조5천억달러(약 3천285조원)로 보고 있다. 이는 2016년 추산치 1조3천억달러의 거의 두배에 해당하며, 탐사가 더 진행되면 금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사우디 당국자들은 광물 산업을 탄화수소(석유·가스)와 석유화학에 이어 자국 경제를 떠받치는 세 번째 기둥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사우디는 자국은 물론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국가의 광물 자원을 활용하고자 '슈퍼 지대'(super region)라는 개념을 내세워 세계 광물산업 허브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슈퍼지대는 중앙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에 걸쳐 핵심 광물을 비롯한 천연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된 지역을 뜻한다. 사우디는 세계 천연자원의 3분의 1 이 슈퍼 지대에 있으며 자국이 그 중심점에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9∼10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는 열린 미래광물포럼(FMF)은 이러한 노력의 하나다. 사우디가 창설한 FMF는 장관급 고위 당국자와 산업계 대표 등이 모이는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이다.
최근 각국의 핵심 자원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 열을 올리게 되면서 개최 첫 해 4천700명이던 참석자는 올해 1만6천명으로 늘었다. 사우디는 이번 행사에서 750억리얄(약 26조원) 규모의 거래가 성사됐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특히 미국과 러시아 모두 사우디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미국 수출입은행(EXIM)이 사우디 수출입은행 간의 MOU는 미국의 사우디 수출 관련 자금조달과 중요 광물자원 프로젝트 협력을 골자로 한다.
러시아와 사우디도 양국이 지질학과 광물자원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사우디는 중국과도 광물 분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WSJ은 사우디가 미·중·러 등 모두와 사업을 할 수 있는 중립적 세력으로 자리 잡고자 노력해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몇 년간 갈등을 빚었던 미국과 최근 관계를 다시 설정하면서, 동시에 미국 의존을 낮추고 역내 영향력을 키우고자 러시아·중국과도 더 긴밀한 관계를 맺으려 한다는 것이다.
칼리드 알무다이페르 사우디 광업부 차관은 "사우디는 세계 한가운데에 있다. 지리적으로 3개 대륙 사이에 위치해 있다"며 "우리는 사우디가 전 세계를 모두 아울러 연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자국 내에서는 물론 해외 광산 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국영 광산기업 마덴의 합작 벤처인 '마나라 미네랄'은 지난해 7월 브라질 광산 기업 발레 지분 10%를 26억달러에 사들였다. 이 회사는 앞으로 수년간 전 세계에서 150억달러 이상의 광산 자산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WSJ은 전했다.
사우디는 또한 미개발 구리 광산 중 최대 규모로 알려진 파키스탄 레코 디크 광산 프로젝트 투자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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