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지구촌 첫 대선' 대만서 투표 종료…"뚜이, 투표했어요!"(종합)

입력 2024-01-13 17:07  

'2024 지구촌 첫 대선' 대만서 투표 종료…"뚜이, 투표했어요!"(종합)
친미 민진당·친중 국민당 후보 '박빙' 접전 속 2030지지 민중당 후보 선전 예상
친미·친중 후보 당선 여부 따라 대만해협·동아시아 정세 및 미중 관계 '출렁'
8년 주기 정권교체 '공식' 깨지나…동시 개최 국회의원 선거 양당 구도 균열 여부도 관심




(타이베이=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뚜이(네), 투표했어요!"
'글로벌 선거의 해'인 2024년 지구촌 첫 대선인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의 투표가 13일 오후 4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5시) 종료됐다.이날 오전 8시 대만 전역 1만7천795개 투표소에서 시작한 선거는 높은 투표 열기 속 순조롭게 진행됐다.
투표장마다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쾌청한 날씨 속 나들이나 일터로 나가기 전 일찌감치 투표를 마친 이들이 많았다.
기자가 점심 식사를 위해 들른 한 식당은 "투표하러 가야 해서 오후 2시에 계산을 마감한다"며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또 이동을 위해 탄 우버 운전사 황모 씨는 "오늘 일하러 나와야 해서 오전 8시에 바로 투표하고 나왔다"며 "이전 선거에 비해 오늘 투표하러 나온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누가 이길지 짐작이 갔는데 이번에는 많이들 투표하러 간다고 해서 결과를 예측하기 정말 어렵다"면서도 자신은 민중당 커원저 후보를 찍었다고 했다.
다른 택시 기사 장보성(70) 씨는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가 반드시 이긴다. 큰 표 차이는 아니겠지만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예전부터 민진당이 되면 전쟁 난다고 했는데 전쟁이 났느냐"라며 "대만 통일은 싫다. 자유가 없어진 홍콩을 봐라. 민주와 자유가 있는 대만을 지켜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오후 2시께 찾은 타이베이시 스린(士林)구 톈위제(天玉)가에 위치한 시립 톈무(天母) 초등학교에는 7개 투표소가 차려져 있었다.
이 톈무 초등학교 투표소는 타이베이시 전체 유권자의 성향을 대표하는 표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이곳 투표소에서 승리한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해와 대만 언론인 이곳 개표 결과를 토대로 선거 결과를 예측해왔다.
대만은 투표소가 곧 개표소다. 투표 종료 후 투표함을 옮기지 않고 바로 해당 투표소에서 개표 작업을 진행한다.
투표 시간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전국 1만7천여개 투표소에서 저마다 그 자리에서 개표 작업을 진행해 개표가 빨리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톈무 초등학교 투표소 안내 요원은 "예년만큼 투표하러 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직전 2020년 총통선거 투표율은 74.9%를 기록했다.
이날 선거에서는 총통-부총통과 113명의 입법위원(국회의원)을 함께 뽑는다.
대선과 총선이 합쳐진 선거로, 과거 국민당 독재를 거친 대만에서 시민의 손으로 직접 총통이 선출되는 것은 1996년 이래로 이번이 8번째다.
대만 전체 인구 약 2천400만명 중 만 20세 이상 유권자는 1천955만명이다.
이들은 각자의 호적 등록지로 이동해 투표권을 행사해야 해 이날 투표 이동인구도 많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재자 투표 제도가 없는 탓에 많은 재외 대만 국민도 이날 선거를 앞두고 속속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국민은 2000년부터 민진당과 국민당 정부를 8년 주기로 교체해왔다.
이번 선거는 '미중 대리전'이라는 평가 속에서 이러한 8년 교체 주기 공식이 깨질 것인지, 제2 야당 민중당의 약진으로 20여년 확고했던 양당 구도에 균열이 가해질지 등이 관전 요소다.
특히 대만이 미중 간 패권 경쟁 속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 위치하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에 자리잡은 까닭에 이날 선거 결과에 세계 이목이 쏠린다.
지난 2일 발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32%,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27%를 각각 기록했다.
이어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21%로 3위를 유지했다.
라이칭더와 커원저는 의사 출신, 허우유이는 경찰 출신이다.
그간 대만에서 민진당은 대만 토박이인 '본성인'(本省人)과 젊은층 지지를 주로 받은 반면 국민당은 장제스를 따라 대만에 온 '외성인'(外省人)과 중·장년층 지지를 주로 받았다.
그러나 제3 정당인 민중당의 부상으로 이러한 전통적인 '이분법' 구도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면서 실제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2020년 선거 때는 차이잉원이 817만표(57%)를 획득해 약 264만표 차이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만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박빙이다 보니 4년 전보다 작은 50만∼100만표 차이로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2030의 표심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20~29세 유권자는 285만명, 30~39세는 323만명이다.



이들은 민진당과 국민당이 내세우는 안보와 중국의 위협 문제 대신 높은 집값과 취업난 등 민생 문제에 관심을 둔다. 이를 파고든 이가 커원저다.
2030중에서도 생애 첫 투표자인 20∼23세 103만명이 커 후보의 열렬한 지지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힘입어 커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 가능 시기 동안 20%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무시 못 할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가 총통으로 당선되긴 힘들겠지만, 그의 개인적 인기로 민중당이 입법위원 수를 현재 5명에서 8명 이상으로 늘릴 가능성은 높아 향후 정가에서 커원저와 민중당의 입김이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를 의식한 듯 전날 마지막 선거 유세에서 민진당과 국민당은 각기 총통 선거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입법위원 선거에서 "과반 득표해야 한다"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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