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5만5천개 시대…일본 브랜드 사라지고 '대형4사 체제'

입력 2024-01-14 07:15  

편의점 5만5천개 시대…일본 브랜드 사라지고 '대형4사 체제'
로손·훼미리마트·미니스톱 등 간판 차례로 사라져
"신규 대형 브랜드 진입 어려워"…신흥국 수출 경쟁 강화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국내 편의점 매장이 5만5천개를 넘어선 가운데 로손·훼미리마트·미니스톱 등 일본 브랜드는 자취를 감추고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대형 4사 체제'로 굳어졌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은 초창기에는 일본 편의점을 벤치마킹했지만, 지금은 몽골 편의점 시장을 접수하고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국내 편의점 수는 작년 말 기준 CU 1만7천800여개, GS25 1만7천500여개, 세븐일레븐 1만3천800여개, 이마트24 6천700여개 등 모두 5만5천800여개에 이른다.



◇ 국내 편의점 35년 역사…'간판 바꾸기'
국내 1호 편의점은 1989년 5월 문을 연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다.
세븐일레븐은 미국 제빙회사 사우스랜드가 1927년 시작한 세계 최초 편의점 브랜드로, 1980년대 파산 위기를 겪으면서 경영권이 일본 유통기업으로 넘어갔다.
국내에선 1988년 설립된 코리아세븐 법인이 미국 사우스랜드사와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이듬해 1호 편의점을 내놨다.
코리아세븐은 1994년 롯데쇼핑에 넘어가 롯데그룹에 편입된 뒤 2000년에 일본 브랜드 편의점 '로손' 250여개 점포를 인수한 데 이어 2010년 국내 브랜드 '바이더웨이' 1천200여개 점포도 품에 안았다.
2022년 일본 브랜드 '미니스톱' 국내 점포 2천600여개 인수를 발표한 뒤 현재 95% 정도 완료하고, 상반기 중 나머지 100여개 점포 인수를 마무리한다.
세븐일레븐은 잇단 합병에 대해 "규모의 경제로 편의점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는 동시에 다른 브랜드의 특장점을 융합해 질적 성장을 가져오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에 이어 1990년에는 훼미리마트와 LG25 1호점이 탄생했다.
보광그룹 편의점 사업부는 1990년 일본 브랜드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제휴를 맺고 같은 해 10월 가락시영점에 1호점을 오픈한 뒤 1994년 보광훼미리마트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보광훼미리마트는 2012년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사명을 BGF리테일로 바꾼 뒤 독자 한국 편의점 브랜드 'CU'를 론칭해 2016년 업계 최초로 1만개 점포를 달성했다.
국내 최초 토종 편의점 브랜드는 'LG25'이다. 희성산업은 1990년 12월 LG25 경희점을 오픈한 뒤 LG유통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LG25는 2005년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되면서 'GS25'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신세계그룹은 2014년 국내 브랜드 '위드미' 편의점 87개점을 인수하면서 편의점 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들었다.
'이마트 위드미' 편의점은 2017년 '이마트24'로 이름을 바꿨다. 이마트24는 2019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주류특화 매장을, 2021년에 상품을 들고나오면 자동 결제되는 완전 스마트매장을 각각 열었다.



◇ 편의점 대형 4사 체제 굳히기…"신규 진입 어려워"
편의점 업계는 지난 35년간 치열한 경쟁 끝에 '대형 4사 체제'가 굳어져 신규 브랜드 추가 진입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이들 대형 4사 이외 국내에는 스토리웨이, 씨스페이스, 포시즌마트, 로그인, 블루25 등 중소 편의점 브랜드가 있다.
편의점 강국인 일본 대형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맥을 못 췄다. 이는 삼일절과 광복절, 독도 이슈에 따른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벌어질 때마다 타격을 받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일본 등 외국 편의점 브랜드가 들어왔지만, 한국 소비문화를 맞추는 데 서투르고 국민 정서의 벽 등을 경험하면서 경쟁력을 잃어 모두 철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까지 살아남은 편의점 4사의 점포가 5만5천개를 넘어선 상황이라 새로운 대형 브랜드가 전국 물류망과 배송 차량 등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사업을 시작하기에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편의점 업계 관계자도 "이동통신 업계는 별정 통신사가 차별화된 가격·상품으로 새로 진입하지만, 편의점은 상품의 제조단가가 정해져 있어 가격 차별화 등이 매우 어려워 4사 체제를 깨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편의점 수가 이미 5만5천개를 넘었지만, 인구밀도가 높고 수만 개의 동네 마트가 남아있어 상당 기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 주자인 이마트24는 "편의점 사업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만큼 꾸준히 출점을 이어가며 기존 점포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 위주의 점포를 출점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 편의점은 무한 변신 중…신흥국 진출에도 공들여
편의점 대형 4사는 앞다퉈 PB(자체 브랜드) 상품과 다양한 업종과 협업상품을 출시하거나 밀키트 등 간편식, 와인·위스키 등 주류 제품을 늘려가며 무한 변신 중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예약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해 매장 방문객을 늘리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에 힘주고 있다.
랍스터와 한우, 김장 김치부터 휴대전화, 난방용품, 골드바에 이르기까지 백화점·마트에서 주로 판매하는 품목을 이제 편의점 앱을 통해 예약 판매한다.
심지어 이마트24는 조립식 주택을, CU는 물 안 쓰는 친환경 화장실을 각각 판매하고 나섰다.
작년부터 소비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유통채널 가운데 편의점은 그나마 필수 소비재 위주의 상품 구색과 각종 편의 플랫폼 기능 강화 등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편의점 4사 가운데 세븐일레븐을 제외한 3사는 라면·김밥·떡볶이 등 'K-푸드'를 앞세워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국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점포 수를 보면 GS25 518개(몽골 273개·베트남 245개), CU 510개(몽골 376개·말레이시아 134개), 이마트24 51개(말레이시아 48개·싱가포르에 3개)까지 늘었다.
올해 상반기 CU는 카자흐스탄, 이마트24는 캄보디아에 각각 1호점을 낼 예정이다.
GS25는 해외 직영점뿐 아니라 현지 일반인 대상 가맹점 계약을 통해 2025년까지 글로벌 1천호점 달성을 목표로 한다.
K-드라마·영화 등 영향으로 한국 편의점의 해외 현지 인기가 뜨거워 장기적으로는 동남아시아 등에서 일본 편의점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다.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자국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달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아이 홀딩스와 로손을 운영하는 로손이 앞으로 3년간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서 편의점 1만여개를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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