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내주 실사 돌입…채권단-PF대주단 이견조정 장치 가동

입력 2024-01-14 06:01  

태영건설 내주 실사 돌입…채권단-PF대주단 이견조정 장치 가동
신규자금 필요 시 '핑퐁 게임' 빈번…10년 전 가이드라인 적용키로
실사 법인 선정 위한 제안서 배포, 삼일회계법인 유력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채새롬 기자 = 태영건설[009410] 채권단이 회사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 주부터 본격 실사 절차에 돌입한다.
실사 과정의 핵심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별 처리 방안을 확정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채권단과 PF 대주단이 '자금 지원 주체'를 두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커 이견 조정 장치도 가동될 계획이다.
◇ 내주 회계법인 선정해 본격 실사 돌입
14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1일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된 직후 회계업계 등에 실사 법인 선정을 위한 제안서(RFP)를 발송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주 초 회계법인 선정이 완료되고, 이르면 다음 주 후반에는 실사에 본격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 법인으로는 삼일회계법인이 유력하다.
태영건설과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363280] 현 감사인 및 자문 제공 회계법인을 제외해야 하는 상황 등이 반영됐다.
실사 회계법인은 태영건설의 자산부채 실사 및 존속능력평가 등을 진행한다.
현재 태영건설은 총 9조5천억원가량의 보증채무 중 2조5천억원만이 우발채무라 불리는 '유위험 보증채무'란 입장이다. 브릿지론 보증(1조2천억원)과 분양률 75% 미만의 본 PF 보증(1조3천억원)만 계산했다.
그러나 태영건설이 무위험보증(분양률 75% 이상 본 PF 보증·사회간접자본 사업 보증·책임준공 확약)으로 분류한 '무위험 보증채무' 중에서도 회계법인 실사 결과 우발채무로 분류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
태영건설이 참여 중인 PF 사업장 60곳에 대한 처리 방안을 결정하는 것도 실사 과정의 핵심이다.
이 중 개발 사업 초기인 브릿지론 사업장 18곳은 일부를 제외하고 시공사 교체나 경·공매 등 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가 일부 진척되거나 사업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된 사업장들도 난관이 많다.
PF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PF 시장 유동성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신규 자금 지원 원칙 마련…'채권단-대주단 공동운영위' 구성
결국 워크아웃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신규 자금 지원과 관련해 '원칙'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 자금 투입 주체를 두고 이견이 나타날 경우 조율은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가 핵심 과제다.
건설사 특성상 금융회사에서 직접 빌린 돈보다 PF 사업에 대한 대출 보증이 훨씬 더 크다. 이 때문에 주채권단(태영건설에 직접대출 보유)과 PF 대주단(PF 사업장에 대출) 간 갈등은 건설사 워크아웃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였다.
워크아웃 중 신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경우 주채권은행은 PF 대주단이, PF 대주단은 주채권단이 지원해야 한다며 서로 미루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과거 워크아웃 절차를 밟던 풍림산업과 우림산업은 PF 미지급 공사비 지원과 관련한 채권단과 대주단 간 이견 등으로 자금을 제때 지원받지 못해 법정관리로 넘어갔다.
금호산업 역시 주채권단과 대주단 간 갈등으로 워크아웃 절차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과 산은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과정에 2012년 제정돼 2014년 개정 작업을 거친 '워크아웃 건설사 MOU 지침(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워크아웃 개시까지 발생한 부족 자금과 워크아웃 이후 PF 사업장 이외의 사유로 발생한 부족 자금은 주채권단이, PF 사업장 처리 방안에 따른 필요 자금은 대주단이 대야 한다.
자금 부족이 불분명한 경우 양측이 절반씩 지원 후 회계법인 등 제3자 실사를 거쳐 사후 정산하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선 태영건설이 상거래채권 변제 등 회사 운영자금은 다 감당하는 게 원칙"이라며 "그래도 더 모자랄 경우 건설회사 이슈는 건설사 주채권단이, PF 사업장 이슈는 대주단이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은 주채권단과 PF 대주단 간 이견 조정을 위한 운영위원회도 구성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태영건설 주채권단·PF 대주단 공동 위원회'도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산은은 자금관리단을 구성해 태영건설에 파견한다.
산은은 "부족 자금은 PF 사업장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며 "자금관리단이 태영건설과 PF 사업장의 자금 관계를 독립적, 객관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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