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공영언론 청산' 헌재가 제동…정국 연일 혼란

입력 2024-01-19 03:59  

폴란드 '공영언론 청산' 헌재가 제동…정국 연일 혼란
"사장 해임·법인 청산 권한 없어"…정부 "헌재 결정이 무효"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공영언론이 정권 선전매체로 전락했다며 청산하겠다는 폴란드 새 정부의 계획에 헌법재판소가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지난달 출범한 연립정부는 옛 정권에서 임명된 재판관들의 결정에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헌재는 18일(현지시간) 공영방송사에 대한 모든 결정은 상법 아닌 방송법에 근거해야 한다며 정부의 사장·이사진 해임과 법인 청산 절차가 모두 무효라고 결정했다.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는 출범 일주일만인 지난달 20일 국영 TV·라디오·통신사 사장과 이사진을 해임했다.
새 사장과 이사진을 선임한 폴란드 문화부는 회사법인도 청산하고 새 법인을 꾸리도록 할 계획이었다.
이런 가운데 옛 법과정의당(PiS) 인사들이 장악한 국가 미디어위원회가 국영방송사 TVP의 새 사장을 선출하고, 기존 이사회마저 또 다른 인물을 사장으로 내세우면서 회사 하나에 사장 3명이 난립하는 볼썽사나운 상황이 벌어졌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공영방송 경영진을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은 오직 국가미디어위원회(RMN)에만 있다"며 사실상 PiS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폴란드 문화부는 이날 헌재 결정에 대해 독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이 아니며 보편적 구속력이 없다고 반발했다.
새 정부는 PiS 정권이 판사를 선발하는 국가 사법위원회 위원의 과반을 의회가 임명하도록 해 사법부가 정권에 종속됐다며, 판사 임명 절차를 되돌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폴란드 헌재는 PiS가 집권한 8년 동안 정권 눈치를 본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유럽연합(EU)의 조약·결정보다 자국 헌법이 우선한다며 EU법에 배치되는 결정을 내리는 등 반(反)EU·애국 보수 성향 PiS와 보조를 맞춰왔다.
폴란드에서는 지난달 13일 PiS에서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출신인 투스크가 이끄는 연정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그러나 적폐 청산을 밀어붙이는 새 정부와 언론·사법부를 중심으로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옛 정권 사이의 갈등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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