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 달착륙 성공 판단에도 못 웃은 日…"겨우 합격 60점"(종합)

입력 2024-01-20 18:40  

'핀포인트' 달착륙 성공 판단에도 못 웃은 日…"겨우 합격 60점"(종합)
탐사선 태양전지 작동 안해 몇시간 만에 멈출 수도…착륙 2시간 지나 기자회견
오차100m 이내 핀포인트 착륙엔 자신감, 분석에 한달 걸려…"최저한의 성공"
태양 기울기 따라 전지 회생 가능성도…기시다 "매우 좋은 뉴스"·언론 "쾌거"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이 20일 세계에서 5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하지만 탐사선의 태양전지 문제로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프로젝트를 주도한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환한 표정을 짓지는 못했다.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달 탐사선 '슬림'(SLIM)은 이날 오전 0시께 달 상공 15㎞에서 강하를 시작해 약 20분 뒤 달 적도 부근 표면에 착륙했다.
구니나카 히토시 JAXA 우주과학연구소장은 이날 오전 2시 10분께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착륙에 성공했다"며 "슬림이 데이터를 정상적으로 지구에 보내고 있으며 대체로 잘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착륙 지점 오차를 기존 수㎞ 이상에서 100m 이내로 대폭 줄인 '핀포인트' 착륙 성패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궤도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슬림이 실제로 핀포인트 착륙을 했는지는 약 한 달간의 데이터 분석 등을 거쳐야 판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니나카 소장은 "개인적으로 실증했다고 생각된다"며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착륙 직전에 소형 로봇 '소라-Q' 2개가 예정대로 분리됐고, 그중 1개로부터는 전파도 확인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야마카와 히로시 JAXA 이사장은 "최저한의 성공은 했다"며 "일단 착륙했다는 것으로 달 표면에 접근할 길이 열렸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매우 좋은 뉴스"라는 소감을 밝혔고, 현지 언론들도 슬림의 달 착륙을 '역사적 쾌거'로 평가하면서 일본이 우주 분야에서 존재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마토가와 야스노리 JAXA 명예교수는 교도통신에 "최대 목적이었던 핀포인트 착륙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나라와는 완전히 질이 다른 진화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니나카 소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점수를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는 "신랄하게 얘기하자면 겨우 합격인 60점"이라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JAXA는 슬림의 달 착륙을 목표로 하면서 세 가지 성공기준을 설정했다"면서 기준 가운데 '달 표면 착륙', '오차 100m 이내 착륙'은 어느 정도 충족했으나 '일몰까지 활동 지속'은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슬림은 착륙 과정에서 맹렬한 속도를 급격히 줄여야 하는 '마(魔)의 20분'을 잘 넘긴 것처럼 보였으나, 잠시 후 태양전지가 발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기자회견이 착륙 시점에서 두 시간쯤 지난 뒤에 다소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고, 회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프로젝트 책임자는 불참했다.
후지모토 마사키 JAXA 우주과학연구소 부소장은 회견에서 "빨리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다"며 "데이터를 얻기 위해 초조한 상황이라 좀처럼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슬림은 착륙할 때 기체의 자세가 흐트러져 태양전지에 태양광이 닿지 않는 상태가 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사히는 "JAXA는 슬림을 살리기 위해 '배터리 모드'로 전환했다"며 "배터리는 몇 시간밖에 쓸 수 없어 비행 중에 촬영한 영상을 송신하는 작업 때문에 책임자가 기자회견에 나올 수 없었다"고 전했다.
슬림은 애초 달에 착륙한 뒤 태양전지로 발전해 특수 카메라로 달 표면 암석에 포함된 광물 종류 등을 조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태양전지가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으면 며칠 동안 운용할 예정이었던 슬림은 몇 시간 만에 멈춰 버릴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태양의 기울기가 변해 태양전지에 햇빛이 닿으면 배터리가 소진되더라도 슬림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구니나카 소장은 설명했다.
후지모토 부소장은 슬림 개발에 20년 이상 소요됐다는 점을 언급하고 "배터리의 끝이 미션의 끝은 아니다"라며 상황 파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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