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회유·압박하는 中…中대사 "상황악화 방지 필요"

입력 2024-01-23 09:34  

네덜란드 회유·압박하는 中…中대사 "상황악화 방지 필요"
"네덜란드 정부와 대화 필요"…"中, 美엔 대응하겠지만 中-EU 관계엔 영향 없어야"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네덜란드를 향해 회유와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 중국이 네덜란드 ASML로부터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받으려 했다가 미국 압력을 받은 네덜란드 정부가 수출을 불허하는 바람에 실패한 이후 드러나는 양상이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탄젠 주네덜란드 중국 대사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발행된 현지 신문 인터뷰에서 "상황이 악화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네덜란드 정부와 대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ASML 장비 수입이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이었음에도, 네덜란드 정부가 갑작스럽게 수송 중단을 결정하는 바람에 문제가 야기됐다면서 양국 정부 간 대화로 풀자는 회유·압박성 언급으로 보인다.
실제 ASML은 지난 1일 "최근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에 수출 예정이던) 2023년 NXT:2050i, NXT:2100i 노광장치 수송 면허를 부분적으로 취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기판에 회로 패턴을 새겨넣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석판인쇄) 장비 생산업체인 ASML로부터 중국이 최첨단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의 하위 성능인 DUV 장비를 사들이려다가 실패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탄 대사는 이어 "중국 기업들이 통제 강화, 정치적 압력, 허위 정보로 인해 EU 내에서 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으며 유럽의 중국 정책이 혼란스럽다"며 "미국이 (DUV 노광장비 등까지 반출 금지하는 등) 군사적 위험과 관련 없는 문제까지 (디리스킹을) 확대했으며 동맹국에도 이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미국이 중국을 헤게모니 쟁탈 방식으로 대한다면 "중국은 당연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뒤 "그러나 중국과 EU 관계는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수출 허가와 관련한 미국의 결정은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탄 대사의 화법에는 ASML과 미국 및 EU의 디리스킹(위험제거) 정책에 대한 중국의 대응책이 담겨 있어 보인다.
작년 5월부터 미국이 인공지능(AI)용 또는 슈퍼컴퓨터 및 군사 응용 프로그램으로 전환될 수 있는 첨단기술의 중국 접근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디리스킹 정책의 깃발을 높이 들고 대(對)중국 옥죄기에 나선 가운데 올해부터 EU가 본격적으로 가세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디리스킹 공세에 맞서기 위해 EU를 우회로로 확보하는 한편 ASML로부터 첨단 장비를 최대한 확보해 자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앞서 리창 총리는 지난 1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만나 "중국은 소비자 기호에 맞는 EU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할 의향이 있다"며 "EU가 첨단 기술 제품의 수출제한을 풀고, 양측 무역이 더 균형적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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