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 총리 "네타냐후가 있는 한 가자전쟁 안 끝난다"

입력 2024-01-23 17:01  

이스라엘 전 총리 "네타냐후가 있는 한 가자전쟁 안 끝난다"
바라크 "네타냐후, 자기 위해 권력 매달려 상황 악화" 진단
"현정권 계속되면 수년간 수렁"…종전 돌파구로 선거 제안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권 지속 시 가자지구 전쟁이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물러나야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대중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가자지구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곧바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이미 사임했어야 함에도 여전히 권력에 매달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 쪽에는 리더십의 공백이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취약해진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 한다면 이스라엘은 "앞으로 수년 동안 가자지구의 진흙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또한 이스라엘 초대 총리인 다비드 벤구리온이나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 같은 지도자들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권력의 정점에 섰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을 위한 개인적 헌신을 이유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신의 이름으로, 물러나라"고 일갈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초기 오판을 거듭한 네빌 체임벌린 당시 영국 총리를 향해 1940년 같은 보수당 상원의원인 레오폴드 에이머리가 한 연설을 인용한 것이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안인 '두 국가 해법'에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는 "그가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나아갈 진정한 기회를 파괴했다"고 평가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 연정 내 극우 정치인들을 미국 1·6 의회폭동을 주도한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에 비유하며 네타냐후 총리가 이들에게 발목을 잡혀 있다고도 했다.

그는 극우 장관들을 이디시어로 '미친놈들'이라고 칭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그들의 인질"이 됐다고 말했다.
2008년 12월∼2009년 1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3주간 전쟁을 벌였을 때 국방 장관이었던 바라크 전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내세운 '하마스 제거'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력과 통치능력을 파괴하지 않으면 승리를 선언할 수 없지만, 하마스 입장에서는 그저 살아남기만 해도 이기게 된다"며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죽여도 그들(하마스)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이 100일 넘게 이어지면서 이스라엘이 "정당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정치적 지도력이 사라졌고, 전반적인 전쟁 운영에 공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분쟁에서 탈출할 시간이 촉박해졌다면서 미국 등 우방이 등을 돌리기 전에 총선을 치러 네타냐후 총리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시간이 촉박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두 시계가 다른 속도로 똑딱이고 있는데 정당성이라는 시계는 빠르게 가는 반면 목표 달성의 시계는 매우 드리게 간다"면서 "둘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 고위 사령부의 기본 역할"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소속인 바라크 전 총리는 1999년 총리 선거에서 당시 총리이던 네타냐후에 압승을 거둬 그해 7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다. 2007∼2013년에는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특공대 출신 정통 군인으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등에 참전했으며 1976년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에 납치된 항공기 승객 전원을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구출한 '엔테베 작전' 등을 지휘했다. 1991∼1995년에는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이·팔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며 평화노선을 추구했다. 총리 재임 시 남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시키고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평화 협상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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