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짓눌린 경제성장…반도체 덕분에 '상저하고'

입력 2024-01-25 10:54   수정 2024-01-25 11:35

내수 부진에 짓눌린 경제성장…반도체 덕분에 '상저하고'
4분기 내수 성장 기여도 -0.2%p…한은 "고금리·고물가 영향"
올해도 IT 업황에 성장률 좌우될 듯…유가 불확실성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정부와 한국은행 전망치에 부합하는 1.4%로 집계된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 덕분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황 개선이 뚜렷해지면서 애초 기대했던 '상저하고' 흐름이 나타났다.
한은은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1.4%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분기별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각 0.9%, 3분기 1.4%, 4분기 2.2% 등으로 점차 상승,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해 전체 성장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GDP 성장 기여도(전분기 대비)도 3분기 0.5%포인트(p)에서 4분기 0.8%p로 더 올랐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지난해 4분기 IT 경기 반등에 힘입어 반도체 등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올해 D램 반도체 가격 등을 보면 IT 경기 회복세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출이 성장에 많이 기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내수 부진은 한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4분기 민간 소비는 전분기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거주자 국외 소비 지출이 늘어난 덕분이었다.
국내 생산과 고용에 직접적으로 보탬이 되는 국내 소비가 아닌 해외여행 등에 따른 국외 소비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3분기 0.2%p에서 4분기 -0.2%p로 추락했다.
신 국장은 "지난해 4분기 국내 소비 심리 위축, 누적된 착공 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민간 소비와 건설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고금리, 고물가 영향이 내수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내수 부진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올해 상반기 재정 집행을 확대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소비도 0.4% 증가로 부진했다.
한은은 그 배경으로 현 정부가 '건전 재정' 기조를 분명히 한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관련 지출이 축소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올해도 강한 경기 반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신 국장은 "지난해 4분기와 같은 흐름이 올해 연간 지속될 것"이라며 "내수 부진이 경제성장의 주요 하방 요인으로, 수출 개선이 상방 요인으로 각각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30일 수출·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을 2.1%로 전망한 바 있다.
역시나 반도체를 비롯한 IT 업황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0일 "2.1% 전망은 반도체 등 IT 수출 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IT를 제외하면 1.7%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가능성도 주요 변수다.
신 국장은 "유가 흐름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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