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율성 논쟁'에 "정부 평가 공정해야…韓 정쟁 영향 없어야"

입력 2024-01-25 17:28  

中 '정율성 논쟁'에 "정부 평가 공정해야…韓 정쟁 영향 없어야"
中외교부, 한국 지자체 '정율성 기념사업' 축소 움직임에 첫 '비판적' 입장 표명
"항일독립운동은 객관적 사실…객관적 사실 존중하고 이데올로기 확대할 필요 없어"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광주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작년 이념 논쟁의 중심에 섰던 작곡가 정율성(1914∼1976) 기념사업을 올해 대폭 축소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 외교당국이 정율성이 항일운동에 참여한 것 등 객관적 사실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가 이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평한 것은 처음으로, 이례적인 입장 표명 배경이 주목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광주시와 전라남도 화순군 등이 잇따라 정율성 기념사업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한 입장과 관련한 중국 기자 질문에 "정율성 선생은 존중받을만한 저명한 음악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왕 대변인은 "그는 조선반도(한반도) 남부 광주에서 태어나 일찍이 중국에서 항일 독립운동에 종사했고, 이후 조선과 중국에서 일하고 생활하며 중국 국적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년간 한국의 관련 지방은 자발적으로 정율성 선생을 기념하는 시설을 만들고, 정율성 선생과 관련한 문화 교류 활동을 개최해 중한(한중) 우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했다.
왕 대변인은 "나는 한 나라 정부가 그 나라의 역사와 관련한 대내외 유명 인사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응당 객관적인 사실을 존중하고,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며 "이데올로기적 요소를 확대할 필요가 없고, 국내 정치적 분쟁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관계와 민간 우호에 영향을 미쳐서도 안 된다"고 했다.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일제강점기 중국으로 건너간 뒤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했다. 이후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했으며, 6·25전쟁 당시 중공군의 일원으로 전선 위문 활동을 한 후 중국으로 귀화했다. 2009년 중국 정부가 선정한 신중국 창건 영웅 10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율성을 둘러싼 이념 논쟁은 지난해 광주시가 조성 중이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 국가보훈부가 철회를 요구하면서 벌어졌고, 그간 정율성 기념사업을 활발히 펼쳐온 광주시는 올해 정율성 음악 축제·동요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광주 남구도 정율성 생가로 알려진 양림동에서 추진하던 '정율성 전시관' 조성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했고, 정율성이 다닌 것으로 알려진 전남 화순 능주초등학교 대형 벽화는 학교 측 철거 요청을 수용할지 여부가 검토되고 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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