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리턴매치 앞 바이든 '내가 경제 대통령' 메시지

입력 2024-01-26 10:40  

트럼프와 리턴매치 앞 바이든 '내가 경제 대통령' 메시지
장밋빛 경제지표에 '위기 장본인→구원자' 프레임 변경
바이든 "삼성 오게 했다"…韓 기업 투자유치 자랑
트럼프 공세 시드나…전문가 "고물가·경기침체 아직 모를 일"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리턴매치가 예고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그간 취약점으로 지목된 경제정책을 역으로 치적으로 내세우는 뒤집기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 경제에 위기를 부른 방화범이 아닌 풍파를 이겨낸 선장이라는 선거운동 메시지를 강화해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25일(현지시간) 상무부 경제분석국이 미국의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을 3.3%, 작년 전체 경제성장률을 2.5%로 발표하자 본격적으로 속도를 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시카고 경제클럽 연설에서 작년에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한 전문가들을 타박했다.
옐런 장관은 "역대 최상의 회복이었다"며 "미약하거나 덜 양호한 것이 아닌 이런 회복세는 우리가 중산층 가정의 살림살이 고통을 피했다는 점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휘발윳값 등 물가하락, 소비심리 회복, 도농 실업률 차 축소 등을 경제적 업적으로 제시하며 바이든 정부의 집권 2기 의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 속에 출범해 경제와 관련해서는 임기 대부분을 위기 속에 보냈다.
팬데믹에 따른 경기침체에 맞선 대규모 재정지출 때문에 물가가 치솟아 서민이 고통을 받았다.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통화정책 속에 경기침체 재발 위험도 부각됐다.
물가가 점차 안정되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성장세가 양호하다는 사실도 확인되자 바이든 행정부는 고무된 모습이 역력하다.
바이든 대통령 본인도 이날 위스콘신주를 방문해 경제위기를 극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세한 얘기로 따분하게 하지는 않겠지만 알다시피 전문가들은 내가 당선됐을 때부터 경기침체가 코앞이라고 얘기했다"며 "매월 경기침체가 올 거란 얘기가 있었지만 우리는 진짜 강력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지도자에게 삼성이라는 회사가 있지 않나, 컴퓨터 반도체를 많이 만드니 미국으로 왔으면 한다고 했다. 그들(삼성)뿐 아니라 총 500억 달러(약 67조 원)가 미국으로 유입됐다"며 한국 반도체·배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유치를 자신의 주요 경제 성과로 내세우기도 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같은 캠페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큰 정치적 취약점을 자산으로 바꾸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WP는 바이든 행정부 내 경제관료 사이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력과 바이든 대통령의 관리역량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는 점도 여기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제위기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소속 야당 공화당이 올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내세운 단골 소재였다.
국내총생산(GDP)이 지속해서 줄어들어 국민의 살림살이가 쪼들리게 되는 경기침체에 대한 위험, 서민의 일상 하나하나에 고통을 주는 고물가가 바이든 행정부 실정의 결과라는 주장이었다.
반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쇠락한 전통적 중공업(러스트벨트)의 부흥을 외쳐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소한 공화당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국가경제 관리역량이 탁월한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이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2일까지 미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중 67%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 중 미국 경제를 다룰 적합한 후보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를 두고 양자대결을 이어가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경제 적임자라는 응답은 무려 59%포인트 뒤처진 8%에 불과했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경제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격 소재로 삼는 것이 예전처럼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때 9% 정도에서 3% 근처까지 떨어지면서 2021년, 2022년 공격을 뒷받침해온 주요 근거가 약해졌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에 아직 위험이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경제분석관을 지난 스티븐 미런은 WP 인터뷰에서 "오늘 나온 경제 데이터가 환상적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아직 축하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미런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실제로 있고 경기침체 위험도 아직 실제로 있다"며 "노동시장과 주택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한 경제에 인플레이션 위험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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