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가 와르르…독일 ATM 폭파절도 한해 500건

입력 2024-01-31 18:53   수정 2024-02-01 00:05

지폐가 와르르…독일 ATM 폭파절도 한해 500건
"문짝 30m까지 날려"…주로 국경 넘나드는 네덜란드 '아우디 갱' 소행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30일 오전 2시30분께(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외곽 라이니켄도르프의 한 쇼핑몰에서 격한 폭발음이 들렸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용의자 3명은 쇼핑몰 안에 있는 은행 지점 현금인출기(ATM)를 폭파하고 돈을 챙긴 뒤 차를 몰고 도주했다. 미처 주워담지 못한 유로화와 부서진 ATM 기계 잔해가 바닥에 그대로 널려있었다.
아직도 카드보다 현금을 선호하는 독일에서 ATM 폭파 절도가 빈발하고 있다.
연방치안청(BKA)은 2022년 전국에서 이러한 폭파 절도가 496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매일 밤 1곳 이상 ATM이 절도범에 의해 폭파되는 셈이다. 주별로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182건), 라인란트팔츠(56건), 헤센(41건) 등 서쪽 지역이 많았다.
BKA 대변인은 "폭발물 사용이 증가하면서 상황은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ATM 기계에 가스를 주입하는 방식을 주로 썼지만, 몇 해 전부터 폭발물을 설치해 터트리는 사건이 늘고 있다. 강철로 된 금고 문짝도 30m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 폭발물이 점점 더 많이 쓰인다고 현지 매체 디벨트는 전했다.

수사당국은 ATM 폭파 절도 용의자의 70% 이상이 외국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에 거점을 둔 폭력조직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네덜란드 바로 옆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지역의 ATM이 주요 표적이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주로 모로코 출신인 이들은 아우디 승용차를 몰고 독일과 네덜란드 국경을 넘나들며 범행해 '아우디 갱'으로 불린다. 경찰은 고속도로와 가깝고 외진 곳의 ATM을 더 자주 순찰하고 있지만 사건이 줄지는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ATM 안의 지폐가 외부 충격을 받으면 자동으로 잉크 카트리지를 터뜨려 돈을 훔쳐가더라도 못 쓰게 만드는 보호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독일철도(DB)가 과거 매표기 폭파 절도를 막기 위해 이같은 '잉크 폭탄'을 장착한 바 있다. 네덜란드도 잉크 폭탄으로 ATM 폭파 절도를 크게 줄였다. 디벨트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이런 보호조치가 법으로 의무화되지 않았다"며 "ATM 폭파범들에게 독일은 여전히 천국"이라고 지적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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