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변호사, 인니서 첫 이민자 출신 의원 도전…SNS·언론 화제

입력 2024-02-02 08:55  

한인 변호사, 인니서 첫 이민자 출신 의원 도전…SNS·언론 화제
인니 국적 취득 김종성 변호사 "한국의 좋은 제도 들여올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오는 14일 열리는 인도네시아 총선에 한인 변호사가 인도네시아 첫 이민자 출신 국회의원에 도전하면서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2선거구에서 골카르(Golkar)당 기호 7번 후보로 출마한 김종성(60) 변호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중부 자카르타의 한 식당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엄청난 시점에 출마하게 돼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에 출마했다면 지금처럼 빠르게 인지도를 얻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몇 년 전부터 K팝, K드라마 등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K푸드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김 변호사는 이를 활용해 K팝 영문 철자를 토대로 '신뢰할 수 있는(Kredibel), 전문적인(Professional), 객관적인(Objectif), 사려깊은(Peduli)'을 슬로건으로 쓰고 있다.
1964년 전라남도 나주에서 태어난 김 변호사는 학사 장교로 군대 제대 후 1992년 한 봉제 회사에 취직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처음 발을 디뎠다. 이후 그는 현지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사업가로 살아가던 그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더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46세이던 2010년 국립 인도네시아 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2015년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그 사이 2013년 인도네시아 국적도 취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시민권이 있어야만 변호사가 될 수 있다.
변호사로 일하던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인 골카르당의 창당 발기인 조합인 '코스고로 1957'의 법률 단장으로 활동하며 정치와 인연을 맺었고, 이번 선거에도 출마하게 됐다.
인도네시아 총선은 대선거구제로 진행되며 자카르타 2선거구는 중부 자카르타와 남부 자카르타,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총 7명의 국회의원을 뽑는다. 18개 정당에서 최대 7명씩 125명이 출마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후보로 나오는 선거에 처음 출마한 그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 일이었다.
그는 주요 지역마다 6종류의 대형 선거 포스터를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전략으로 이목을 끌었다. 요즘 자카르타 중부와 남부 거리에서는 '김 변호사의 얼굴을 한 번도 안 보고 지나갈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SNS도 큰 힘이 되고 있다.
SNS에서는 한국인 출신 이민자가 국회의원에 도전한다는 점이 화제가 됐고, 인플루언서나 시사 코미디언들이 그를 언급하면서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국인이 국적을 취득한 뒤 국회의원이 된 사례가 없다. CNN 인도네시아와 트랜스TV, 자카르타 포스트 등 인도네시아 주요 언론에서도 그를 집중 조명했고, 이웃국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언론에서도 그를 소개하는 기사들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인터뷰하는 동안 많은 시민이 그를 알아봤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변호사로 일하던 그가 정치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것은 골카르당에서 활동하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한국의 좋은 제도들을 가져와 인도네시아에 접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는 일례로 한국의 학자금 대출 시스템을 들었다.
김 변호사는 "가난한 사람이라도 똑똑하면 대학을 나올 기회를 가져야 하는데 인도네시아에는 한국처럼 저리로 대학 졸업 후 갚을 수 있는 학자금 대출 시스템이 없다"며 학자금 대출처럼 가난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계층 사다리 정책'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등으로 진출하는 이주노동자에도 관심이 크다. 그는 해외에 취업하려는 사람들이 일을 하기도 전에 에이전트에게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수수료를 내지 않도록 보다 합리적인 제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 저소득층의 우수한 학생들과 한국 대학을 연결해 주고 주 25시간 정도는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국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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