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원전 '인력 물갈이' 우려…IAEA 총장, 내주 현장 점검

입력 2024-02-02 02:30  

우크라 원전 '인력 물갈이' 우려…IAEA 총장, 내주 현장 점검
러 시민권자로 대체…전쟁 전 인력 규모 절반도 못 미쳐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한 러시아가 대대적인 인력 교체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변화로 원전의 긴급 사태 대응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내주 직접 원전을 찾아 현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IAEA는 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이 다음 주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해 안전 관리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직원 채용에 대해서도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시설 통제권을 러시아가 쥐고 있지만 운영 실무는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인 에네르고아톰 직원들이 맡아왔다.
그러나 2022년 10월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원전을 러시아 자산으로 국유화하겠다고 밝힌 뒤 러시아 측은 원전 운영권마저 장악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우크라이나 측 원전 소장과 부소장을 한때 구금했다가 추방하기도 했다.
IAEA는 최근 자포리자 원전 직원 현황을 파악한 결과 에네르고아톰 출신이지만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하고 러시아 측과 새로 고용계약을 맺은 사람이거나 러시아에서 새로 파견한 직원들만 원전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네르고아톰 소속으로 러시아 시민이 되길 바라지 않는 기존 인력들은 사실상 직장을 잃고 원전을 떠난 셈이다.
IAEA는 "자포리자 원전에 상주하는 우리 전문가팀으로부터 현재 원전 근무 인력 수준이 매우 줄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1만1천500명이 일하던 원전에 지금은 4천500명이 고용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IAEA는 이 같은 '인력 물갈이'를 통해 자포리자 원전 근무 인력이 크게 줄면 안전 관리 역량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원전 주통제실에 배치되거나 안전 관리를 책임지는 인력은 숙련도가 높고 비상 상황에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직원들로 구성돼야 하는데 최근 파악된 인력 현황으로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단일 원전으로는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시설 주변에서 포격과 교전이 잇따르면서 자칫 최악의 원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돼 온 곳이다.
다음 주 우크라이나 방문길에 오르는 그로시 사무총장은 자포리자 원전의 인력 문제를 정밀하게 따지는 한편 시설 안전 현황도 점검할 계획이다.
prayer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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