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총사령관 해임으로 '국면 쇄신' 꾀해…되레 역풍"

입력 2024-02-02 20:54   수정 2024-02-02 21:11

"젤렌스키, 총사령관 해임으로 '국면 쇄신' 꾀해…되레 역풍"
군 사기 저하에 서방국은 '불확실성' 우려…"러시아에만 좋은 일"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총사령관 해임설을 둘러싼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사자에게 해임 통보 사유로 '리더십 교체를 통한 국면 쇄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의도와는 달리 젤렌스키 대통령의 해임 시도는 우크라이나 정치권의 고질적인 분열 양태만 노출하며 군 사기 저하 등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곧 그가 해임될 것이라고 예고하며 이같은 리더십 교체가 국면을 쇄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중은 전쟁으로 점점 지쳐가고 있고 우방국들의 지원은 둔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WP에 설명했다.
이에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후임자가 직면하게 될 문제점을 나열하며, 지독한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에서 군은 더 많은 병력과 무기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의 말을 경청했고,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해임 통보에 화를 내지 않았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관계는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면서 무너졌다고 WP는 전했다.
둘 사이 가장 큰 대립은 병력을 비롯해 더 많은 자원을 전장에 투입해 달라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요청에서 비롯됐다고 WP는 전했다.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추가 동원을 요청한 병력은 50만명에 육박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규모 증세 없이는 이들 군인에게 줄 월급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이견은 정치권에도 혼란을 야기했다.
로만 코스텐코 의원은 "그들은 서로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전시 사상자 공개를 통해 왜 병력 충원이 필요한지를 사람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잘루즈니 총사령관에 대한 해임설은 국내외 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해임설로 인한 군 사기 저하로 전장에서 러시아에 유리한 상황만 만들고, 미국 등 서방국은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로 인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한 우크라이나군 중위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군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존경받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해임 소식이 전해지는 방식이 더 정교했어야 한다며 "이건 러시아에만 좋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해임 결정을 철회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관측한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잘루즈니 총사령관의 해임과 관련한 인사 명령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실제 해임될 경우 대체할 인물로는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지상군 사령관과 키릴로 부다노우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이 거론된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전장 상황에 대한 판단이 좋고, 크리스토퍼 카볼리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등과 좋은 관계여서 동맹군 측과의 소통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우크라이나군 내부에서는 '불합리한 명령을 내린다'는 평가 등 부정적 여론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다노우 군사정보국장은 특수 부대 출신으로 육군 사령관 경험이 거의 없어 만약 총사령관으로 임명되더라도 실제 시르스키 사령관이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올레나 트레구브 우크라이나 국방부 반부패위원은 "(러시아의) 참공이 시작됐을 때 우리는 매우 강하게 결속했다"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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