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국경 뇌관…트럼프 대선 쟁점화에 공화 주지사들도 참전

입력 2024-02-05 09:45  

불붙은 국경 뇌관…트럼프 대선 쟁점화에 공화 주지사들도 참전
공화 주지사 14명, 텍사스 남부 국경서 기자회견 '세몰이' 바이든 성토
민주 "공화, 대선 캠페인에 국경 문제 이용" 반박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실시 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경과 이민 문제를 고리로 본선 맞수로 확실시 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연일 저격하는 가운데 공화당 소속 주지자들도 이에 가세했다.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4일(현지시간) 오후 공화당 소속 다른 지역 주지사 13명과 함께 텍사스 남부 국경 이글패스의 셸비 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소셜미디어로 생중계했다.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불법이민자 대응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주지사는 아칸소주의 세라 허커비 샌더스,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뉴햄프셔주의 크리스 스누누, 테네시주의 빌 리, 몬태나주의 그레그 지안포르테 등이었다.
샌더스 주지사는 "간단히 말해 조 바이든은 대통령으로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의무 중 하나를 완전히 실패했다"며 "국경을 보호하고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그의 실패로 인해 애벗 주지사와 전국의 주지사들이 그 일을 하도록 나서야 한다"며 "지금 우리가 참여해야 할 더 중요한 싸움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안포르테 주지사는 "우리 주들은 불법으로 국경을 건너는 사람들에 의해 침략당하고 있다"며 "바이든은 이들을 막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는 미국 역사상 자체적으로 국경 장벽을 건설한 유일한 주"라며 "주 방위군은 불법 입국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100여개의 면도날 철조망을 세웠고, 지금 우리가 있는 이 공원 전체를 (불법이민자들이) 통행할 수 없는 지역이 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때 3천∼4천명, 때로는 5천명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던 지역이었는데, 우리가 이 지역을 통제한 지난 3일간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이 평균 3명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바이든, 이제 당신의 차례다. 의회가 통과시킨 법을 따르고 텍사스가 한 것처럼 국경을 보호하는 것이 당신의 의무"라며 "일반적인 미국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텍사스주는 수년 전부터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국경에 자체 장벽을 설치하고 군경 배치를 늘려 불법이민자 단속을 강화해왔다.
전날 이글패스의 한 국경 마을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국경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 집회 참가자 수백명은 "국경을 되찾자"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 중 상당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쓴 깃발을 흔들어 트럼프 지지자들이 집회의 주축이 된 것으로 미 언론은 추정했다.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은 강력한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 정치인들이 대선을 앞두고 국경 문제를 쟁점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록적으로 늘어난 불법이민자 문제를 바이든 행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AP와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의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는 이민 문제에 우려를 표명한 미 유권자 비율이 35%로, 지난해의 27%에서 늘었다고 AP는 짚었다.
이런 여론을 반영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대선 캠페인에서 국 경·이민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12월 중순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이민자가 "우리 나라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극단적 발언을 쏟아낸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 국경은 우리를 파괴하는 '대량살상무기'가 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공화당의 이러한 공세에 대해 민주당 정치인들은 공화당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소속 텍사스주(州) 하원의원인 트레이 마르티네스 피셔는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동영상에서 공화당 주지사들의 국경 모임에 관해 "이것은 캠페인(선거운동) 도구일 뿐"이라며 "우리는 당신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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