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미국 규제 맞서 오픈소스 반도체 설계기술 투자 확대

입력 2024-02-05 16:03  

중, 미국 규제 맞서 오픈소스 반도체 설계기술 투자 확대
설계 IP인 RISC-V 관련 프로젝트들에 최소 670억원 투자
특허 급증하고 軍도 관심…"일부 반도체 제조에 매력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의 반도체 기술 통제가 강화되자 중국이 오픈소스(개방형) 반도체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5일 중국 당국은 물론 이 나라의 수십 개의 정부 기관과 연구기관들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오픈소스 반도체 설계 지적자산(IP)인 '리스크-파이브'(RISC-V) 프로젝트들에 최소 5천만달러(약 670억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들 중 다수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며, 100개 이상의 중국어 학술 논문, 특허, 정부 문서 및 입찰자료, 연구 그룹 및 회사의 성명을 분석한 결과라고 전했다.
또 지난해 9월 인민해방군(PLA) 군사과학원이 새로운 고성능 반도체 특허를 발표했다며, 이를 통해 5천억달러(약 670조원) 규모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재편하고 미국의 제재를 극복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군사과학원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스마트 자동차용 반도체의 오작동을 줄이기 위해 RISC-V를 이용했다고 특허 출원서에 소개했다.
반도체 설계 IP로 가장 일반적인 표준으로는 미국 기업인 인텔과 AMD가 지배하는 'x86'과 영국 암 홀딩스(Arm Holdings)가 개발한 'Arm'이 있다. 양쪽 모두 서방 기업이 통제하는 셈이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의 수출 통제에 따라 최고 성능의 칩 생산에 쓰이는 x86과 Arm은 중국 고객에 대한 판매가 금지됐다.
결국 중국은 반도체 시장에서 일부만을 차지하지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인 RISC-V로 눈길을 돌렸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자립에 매진하면서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9개 사가 특허 침해에 대해 상호 고소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을 포함한 RISC-V 동맹 결성에 합의하기도 했다.
상하이의 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RISC-V의 가장 큰 장점은 지정학적으로 중립적이라는 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는 중국의 투자 규모는 아직 미미하지만, RISC-V의 혁신과 적용이 이뤄지고 정부 자금이 대거 지원되면서 이 개방형 표준이 언젠가 x86과미국 규제 Arm의 양대 축을 위협할 수 있다는 희망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두 명의 업계 관계자와 이전에 공개되지 않은 문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과 연구 기관이 만든 RISC-V 반도체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모델, 데이터 저장 센터에 파워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중국 컴퓨팅기술연구소는 지난해 6월 중국의 RISC-V 스타트업 투자 자금이 최소 11억8천만달러(약 1조6천억 원)에 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RISC-V 관련 특허는 2018년 10개에서 지난해 1천61개로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RISC-V 기술은 약 10년 전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의 연구실에서 나왔는데, 이 기술의 표준 개발을 감독하는 비영리 재단 RISC-V 인터내셔널은 2019년 5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지 몇 달 뒤 본부를 미국 델라웨어에서 스위스로 옮겼다.
로이터는 중국군과 연계된 대학과 연구기관도 최근 몇 년간 RISC-V를 개발하고 홍보하고 있다며 인민해방군 산하 국방기술대(NUDT)는 2018년부터 중국에서 제출된 RISC-V 특허들 중 상위 15위 안에 들었다고 전했다.
또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인해 RISC-V의 비용이 저렴한 점, 사용자 기호에 맞추기에 편리한 점, 에너지 효율성 등으로 인해 이는 일부 반도체제조업체에 매력적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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