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사망에 러시아 술렁…"푸틴 책임", "언급 말자"

입력 2024-02-16 23:39  

나발니 사망에 러시아 술렁…"푸틴 책임", "언급 말자"
애도 분위기 속 정부 비판론…정부·정치권은 '억측' 주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의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혹독한 환경으로 유명한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16일(현지시간) 사망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러시아가 술렁이고 있다.
러시아 내 야권 인사들과 나발니 지지자들은 그의 사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크렘린궁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일반 시민들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러시아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은 '억측'을 자제하라고 요구하거나 아예 나발니 사망을 언급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나발니의 어머니인 류드밀라 이바노브나 나발나야는 지난 12일 교도소를 방문했을 때 아들이 건강하고 활기 있었다고 러시아에서 차단된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에 말했다.
그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도 "러시아 정권과 푸틴은 그들이 러시아에 하는 잔혹한 행위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발니의 측근이자 나발니가 설립한 '나발니본부' 대표인 레오니트 볼코프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당국의 발표를 믿지 못한다면서 "이게 사실이라면 '나발니가 죽었다'가 아니라 '푸틴이 그를 죽였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학자 예카테리나 슐만도 나발니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건강했다면서 그의 사망이 "살인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유재벌 출신 반정부 인사인 미하일 호도르콥스키는 "공식적인 이유와 상관없이 그의 독살을 처음 승인하고 그를 투옥한 푸틴이 그의 이른 사망에 개인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8월 나발니가 국내선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으로 쓰러졌을 때 불거진 '크렘린궁 배후설'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그러면서 다음 달 15∼17일 러시아 대통령 선거일에 투표장에 가서 투표용지에 나발니의 이름을 적자고 제안했다.
이번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이 거부된 야권 인사 보리스 나데즈딘은 "나발니는 러시아에서 가장 재능 있고 용기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반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법의학적 자료가 없는 상태인데도 서방은 이미 '결론'을 내리고 있다"며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부의장은 "러시아는 어떤 식으로든 나발니의 건강을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사고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며 각종 의혹을 차단했다.
러시아의 한 독립 언론은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 다수당인 통합러시아당이 나발니의 사망을 계기로 정부 비판론이 커질 것을 경계하는 듯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논평하지 말자"고 의원들에게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은 '조용히' 나발니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텔레그램에서는 노보시비르스크와 카잔 등의 정치탄압희생자 기념비 주위에 나발니를 추모하는 꽃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타스, 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관영 통신사들은 홈페이지 나발니 사망 관련 소식을 주요 기사로 노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연방 교도소 당국은 이날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의 응급조치에도 사망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수사위원회는 나발니 사인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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