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투표조작 했다"…파키스탄서 '총선 양심선언' 이어져

입력 2024-02-18 14:11  

"내가 투표조작 했다"…파키스탄서 '총선 양심선언' 이어져
"가짜 도장 찍어 앞서가던 무소속 후보 패하게 만들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파키스탄 총선이 끝나고 결과도 발표됐지만 부정 선거가 있었다는 양심선언이 잇달아 나오면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전날 파키스탄 펀자브주 군사 도시 라왈핀디의 행정감독관(commissioner) 리아콰트 알리 차타는 지난 8일 치러진 총선 결과가 자신의 감시하에 '조작'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가짜 도장을 찍어 7만∼8만표 차이로 앞서던 무소속 후보를 패하게 했다"며 "나는 이 모든 잘못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차타 감독관은 또 성명을 통해 "대규모 선거 조작이라는 심각한 범죄에 깊이 연루됐다"며 "공직에서 사임하고 경찰에 자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에 선거관리위원장과 대법관들도 개입돼 있다며 "내가 저지른 불의에 대해 처벌받아야 하며 연루된 다른 사람들도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파키스탄 최대 독립 인권 기구인 파키스탄 인권위원회는 "국가 관료가 개입한 선거 조작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파키스탄 선관위는 성명을 통해 차타 감독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에는 총선과 함께 치러진 신드주 주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하피즈 나임 우르 레흐만 후보는 경쟁자였던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출신 무소속 후보의 표가 3만1천여표에서 1만1천여표로 줄었다며 투표 결과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조작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국민 의견을 존중해 승자는 승리하고 패자는 패해야 한다"며 "나는 투표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세인 군부에 대항하는 칸 전 총리 측의 승리를 막기 위해 불공정한 일들을 벌였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칸 전 총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반정부 집회를 열다 피격됐고, 지난해 8월에는 부패 혐의 등으로 수감돼 결국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또 그가 이끄는 PTI는 정당 상징 사용을 금지당하고 선거기간 유세도 금지되면서 결국 PTI 소속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투표 당일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차단했으며 평소보다 개표도 오래 진행했다.
이에 PTI 측은 개표 과정에서 대대적인 조작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서방도 이번 총선에서 공정성이 부족했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이 때문에 PTI 측 지지자들은 연일 시위를 벌이며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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