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해진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게임사 '꼼수' 방지에 주력

입력 2024-02-19 09:39  

촘촘해진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게임사 '꼼수' 방지에 주력
확률구조, 종류별 상세 공개…국내 지사 없는 해외 게임사는 사각지대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사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개정 게임산업법이 3월 22일 시행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확률공개 의무화가 국내 게임업계의 '그림자'로 지적된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영업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그 내용을 살펴봤다.



◇ 변동확률·컴플리트 가챠 '저격'…상세 확률 모두 표시해야
문체부가 19일 배포한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공개 관련 해설서'는 확률형 아이템 종류별 정보 표시 방법을 상세하게 규정했다.
뽑기 시도 횟수에 따라 확률이 바뀌는 '변동 확률'이나 일정 이상 시도하면 확정적으로 아이템을 얻는 '천장'을 도입한 경우, 이용자의 시도 횟수에 따른 구간별 성공 확률을 모두 공개하도록 했다.
그간 변동 확률을 적용하고도 이를 뭉뚱그려 평균적인 획득 확률만 명시해온 일부 게임사의 행태를 '저격'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또 빙고 판이나 퍼즐 등 특정 조합을 완성해 별도의 보상을 얻는 이른바 '컴플리트 가챠'(합성형 뽑기) 역시 조합에 필요한 모든 세부 확률을 표시하도록 정했다.
일부 게임사들은 게임에서 컴플리트 가챠를 서비스하면서 조합 완성에 필요한 특정 아이템의 확률을 극도로 낮게 설정한 사실이 드러나 이용자들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아이템 성능을 강화하는 확률형 아이템도 강화 구간별 성공·실패 확률을 모두 공개하도록 했다.
특히 공정위가 올해 초 과징금을 부과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큐브 강화 사태처럼 아이템 옵션을 변경하는 방식의 경우 각 옵션이 등장할 확률이 몇 %인지, 같은 옵션의 중복이 얼마나 가능한지 상세하게 명시해야 한다.



직·간접적으로 유상 구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은 모두 확률 공개 대상이 된다.
게임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무료 재화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더라도, 무료 재화를 유료로 구매할 수 있거나 유료 아이템과 교환할 수 있다면 정보 공개 대상이라는 의미다.
앞서 언급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를 예로 들면 현재 이용자들은 무료 재화인 '메소'로만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유료 재화인 '메이플포인트'를 메소로 바꾸거나, 유료로 구매한 아이템을 다른 이용자에게 메소를 받고 판매할 수 있어 확률 공개 대상에 해당한다는 게 문체부의 해석이다.
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나 횟수가 제한된 콘텐츠'의 추가적인 이용을 위한 입장권 구매, 시간 단축권 구매 등은 우연적 요소가 없다고 보아 확률형 아이템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 중소 게임사 부담·국내 게임사 역차별 문제 여전…게임위 모니터링 한계도
해설서 내용에 촉각을 기울이던 국내 게임 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따른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모든 확률형 아이템의 세부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데다, 구성이 바뀌거나 새로운 아이템이 출시되는 경우 사전에 공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연평균 매출액 1억원 이상인 기업은 모두 적용 대상인데, 인력이 극히 적은 소규모 게임사도 상당수 해당해 업무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임사가 확률을 표시하지 않거나 거짓 확률을 표시할 경우 문체부 장관은 시정권고·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문제는 국내에 지사나 사무실을 두지 않고 게임을 서비스하는 해외 게임사에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2020년과 지난해 잇따라 발의된 바 있으나,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지금도 앱 마켓에서 확률 공개나 소비자 보호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외산 게임이 수두룩한데 역차별 해소 방안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개된 확률 정보의 검증은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맡는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현장 조사 권한이 없어 사실상 공개 누락 여부만 검사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까지 드러난 게임 확률 조작 사건도 대부분 우연찮은 계기로 발견되거나 이용자들이 직접 실험을 통해 밝혀낸 것이 대부분이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가 국내 게임업계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은 "국내 게임 업계도 최근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새로운 장르의 게임과 수익모델을 개발하고 있는데, 확률공개 의무화가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부가 디테일한 규제 정책을 내놓은 만큼, 그에 상응하는 게임산업 진흥 정책으로 힘들어하는 게임 업계에 힘이 되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uju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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