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中 웃는 이유는

입력 2024-02-27 10:36  

미국과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中 웃는 이유는
중·러 교역 급증…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크게 늘어
우크라전 장기화할수록 러시아 경제 중국 의존 심화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지난 24일(현지시간)로 우크라이나 침공 2년을 맞아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이 러시아를 겨냥한 추가 제재조치를 잇따라 내놓았지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의 경제상황이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데다 미국의 세계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내놓은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0%에 달했으며, 올해 전망치도 2.6% 성장으로 내놨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기대했던 서방의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게다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의 반사이익을 중국이 톡톡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와 가스분야, 그리고 방위 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생필품 공급과 은행 등 금융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이익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통계에서 잘 나타난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무역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난 2022년 양국 교역 규모는 1천903억달러로 전년 대비 29.4%나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을 크게 늘렸다. 2022년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3천240만톤(t)에 달해 전년 대비 26.5%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사우디산 원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3천128만t이었다.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일수록 중국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만 늘어나는 셈이 됐다. 또 중국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면서 위안화 결제를 늘려나가고 있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서방과 한국, 일본업체를 대신해 러시아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1분기 러시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42%를 넘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러시아 경제의 대중 의존도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월11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라이스대 베이커공공정책연구소에서 한 연설에서 "서방의 제재로 판로가 막힌 러시아 기업들이 중국 수출에 매달리고 있다. 러시아가 에너지 자원과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중국의 경제 식민지(economic colony)가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3일 러시아에 장비를 운송하거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지원했다는 이유를 들어 새로운 제재 대상 500여개를 발표했는데, 중국·홍콩 기업 14곳을 포함시켰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이 '경제적 강압'을 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6일 홈페이지에 기자와 문답 형식으로 발표한 입장에서 "(미국은) 글로벌 산업망·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을 훼손했고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의 연대가 더욱 강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고심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lw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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