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D-1…"대선 앞둔 美 겨냥 입장 '신중모드' 가능성"
시진핑·친강 對美 강경 발언 쏟아낸 작년과 대조적일 듯
中전문가들 "대선 관련 언급 회피…'미중 협력' 강조할 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개막을 하루 앞둔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한 작년과 달리 올해는 미국과의 관계, 특히 대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팡중잉 쓰촨대 석좌교수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양회 기간 미국의 두 대선 후보에 관해 중국의 의견을 묻는 말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팡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한 추세를 고려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베팅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지만,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역시 중국으로선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미 대선은 중국에 "딜레마"를 부여한다고 짚었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작년 양회만 해도 중국의 대미 입장은 강경했다.
시 주석은 작년 정협 회의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력이 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포위·억압을 실시해 중국의 발전에 전례 없는 심각한 도전을 제공했다"며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했던 친강 당시 외교부장도 작년 양회 데뷔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어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다"며 강경한 어조를 선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찰풍선' 사태로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였던 1년 전과 달리 작년 11월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관계 안정화와 소통 유지에 합의한 상태다. 외교·국방·경제·글로벌 이슈 등 부문별 당국자 교류가 하나씩 재개되고 있다.
중국으로선 미중 관계에 '가드레일'이 효과를 내고 있기도 하지만,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될지도 문제다. 이 때문에 올해 양회가 내놓을 대미 입장은 특히나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루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 역시 "중국은 늘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고히 견지해왔다"며 양회에서 미 대선에 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작다고 짚었다.
그는 대신 "중국 측에서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 구축을 위한 자국의 희망과 노력을 단호하게 표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 연구원은 작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과 12월 고위급 군사 소통 복원을 비롯해 통상·마약 등 분야에서 양국 간에 대화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대만·남중국해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무역·기술 제재 문제에선 이견이 계속되고 있고, 바이든 정부가 선거와 이민,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중동 전쟁 등의 문제로 산만해져 있어 미중 소통이 어떤 결과를 도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은 미국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맞춘 "시나리오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중국에) 수많은 도구 모음이 존재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중국이 미 대선에 대해 여전히 '관망' 입장이라면서, 양회 기간 중국이 양국 관계의 적극적인 관리와 협력 증진 자세를 취하겠으나 대만 문제에 관해선 비타협적인 입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중동 전쟁에 관해서도 자국이 '안정 역량'이 되겠다는 종전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SCMP는 전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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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친강 對美 강경 발언 쏟아낸 작년과 대조적일 듯
中전문가들 "대선 관련 언급 회피…'미중 협력' 강조할 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개막을 하루 앞둔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한 작년과 달리 올해는 미국과의 관계, 특히 대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팡중잉 쓰촨대 석좌교수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양회 기간 미국의 두 대선 후보에 관해 중국의 의견을 묻는 말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팡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한 추세를 고려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베팅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지만,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역시 중국으로선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미 대선은 중국에 "딜레마"를 부여한다고 짚었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작년 양회만 해도 중국의 대미 입장은 강경했다.
시 주석은 작년 정협 회의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력이 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포위·억압을 실시해 중국의 발전에 전례 없는 심각한 도전을 제공했다"며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했던 친강 당시 외교부장도 작년 양회 데뷔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어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다"며 강경한 어조를 선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찰풍선' 사태로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였던 1년 전과 달리 작년 11월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관계 안정화와 소통 유지에 합의한 상태다. 외교·국방·경제·글로벌 이슈 등 부문별 당국자 교류가 하나씩 재개되고 있다.
중국으로선 미중 관계에 '가드레일'이 효과를 내고 있기도 하지만, 다음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될지도 문제다. 이 때문에 올해 양회가 내놓을 대미 입장은 특히나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루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 역시 "중국은 늘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고히 견지해왔다"며 양회에서 미 대선에 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작다고 짚었다.
그는 대신 "중국 측에서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미 관계 구축을 위한 자국의 희망과 노력을 단호하게 표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 연구원은 작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과 12월 고위급 군사 소통 복원을 비롯해 통상·마약 등 분야에서 양국 간에 대화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대만·남중국해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무역·기술 제재 문제에선 이견이 계속되고 있고, 바이든 정부가 선거와 이민,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중동 전쟁 등의 문제로 산만해져 있어 미중 소통이 어떤 결과를 도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은 미국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맞춘 "시나리오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중국에) 수많은 도구 모음이 존재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중국이 미 대선에 대해 여전히 '관망' 입장이라면서, 양회 기간 중국이 양국 관계의 적극적인 관리와 협력 증진 자세를 취하겠으나 대만 문제에 관해선 비타협적인 입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중동 전쟁에 관해서도 자국이 '안정 역량'이 되겠다는 종전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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