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감시에 더 대담해지는 해외 중국인들"

입력 2024-03-04 17:03  

"중국 당국 감시에 더 대담해지는 해외 중국인들"
실명 내걸고 정부 비판 활동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중국 당국이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비판하는 해외 거주 자국민을 감시, 단속하고 있지만 이러한 단속이 오히려 반발을 더 키우고 있다고 미국 NBC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러 국제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중국에 있는 가족과 친척들을 협박하거나 온라인에 올라온 글의 신원을 추적해 공산당과 정부에 비판적인 해외 거주 자국민 '입막음'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엑스(X·옛 트위터)와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인 리잉과 왕젠은 최근 중국 공안이 자신들의 팔로워들을 조사하고 있다며 팔로워들에게 계정 구독을 끊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억압 강도가 높아질수록 일부 비판 세력들의 저항은 더 거세지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동부에 거주하는 한 중국인 과학자는 지난해 온라인에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중국에 있는 아버지로부터 중국 경찰이 집에 찾아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당시 경찰이 자신에게 해당 글에 대해 물으며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로그인해보라고 강요했다고 전했다.
또 당시 부모님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에 거짓말을 해야 했다며 "그들이 내 신원을 어떻게 찾아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연락을 받은 뒤, 너무 화가 났다"며 "내가 전형적인 중국인과 다른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를 공격한다면 나는 복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이후 자신의 경험을 엑스에 올려 "온 세상에 이를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중국에 돌아가면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경찰이 자신에게 "서방 국가는 당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고, 어떤 종류의 저항이나 청원도 무의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다른 중국인 남성도 이 여성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NBC에 털어놓았다.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린 그는 이후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중국 경찰이 연락을 해왔다고 했다.
이 남성은 경찰이 자신에게 유튜브와 트위터 계정 정보를 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중국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출국 금지 조치를 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가족에게도 접촉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일로 중국 공산당에 대한 반감이 더 커졌다면서 "내 가족을 위협하고 SNS 계정을 삭제하라는 식의 부조리한 요구를 받고 나자 그들에 맞서 더 자주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결심이 커졌다"고 했다.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리시샹(24)은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고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몇 안 되는 활동가다.
그는 자신과 함께 일하던 중국에 있는 동료 인권 변호사가 2022년 체포돼 감옥에 갇히자 익명으로 활동하던 것을 멈추고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기로 했다.
그 전에는 막연한 두려움에 익명으로 글을 쓰려고 했으나 동료 변호사가 체포된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역시 실명을 드러낸 채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카일 마(26)는 NBC에 "두려움은 내 마음과 피, 뼈에 스며들어 내 의견을 말할 수 없게 무력화하는 기생충과 같은 존재"라며 "공개적인 '반체제 인사'가 된 이후에야 나는 이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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