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지구촌 곳곳 '괴물 산불' 신음…"더 잦아질 것" 경고

입력 2024-03-04 17:45   수정 2024-03-04 17:46

기후변화에 지구촌 곳곳 '괴물 산불' 신음…"더 잦아질 것" 경고
지구 온난화, 고온·가뭄·강풍 '3종세트'로 초대형 산불 부채질
美텍사스 산불, 서울 7배 면적 불태워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미국 텍사스주 산불이 서울 면적의 7배 이상을 태우는 막대한 피해를 낸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이 같은 초대형 산불이 앞으로 더 자주, 더 심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온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텍사스 서북부 팬핸들 지역에서 발생한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산불로 불탄 면적은 약 1천681제곱마일(약 4천354㎢)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면적(약 605㎢)의 7배가 넘는 규모로, 텍사스주 역사상 최대 규모 화재로 기록됐다.
텍사스 산림청의 화재 전문가 루크 캔클러츠는 이번 산불이 나기 전 현지의 기온·습도·바람 관련 지표는 화재가 일어나기 쉬운 위태로운 조건이 확실했지만 "산불의 규모는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넘어섰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는 이런 초대형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8월 발생한 하와이주 마우이섬 산불은 100명의 사망자를 냈다. 1918년 미네소타주 산불(사망자 453명) 이후 105년 만에 미국에서 최악의 인명피해를 기록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18년 85명이 숨진 캠프 산불 등 캘리포니아 역대 최대 규모 산불 중 약 80%가 최근 10년간 발생했다.
이런 '괴물 산불'은 미국뿐만이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 됐다.
캐나다에서 지난해 산불로 불탄 면적은 18만㎢ 이상으로 이전 최대치보다 2배 이상 늘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그리스의 경우 지난해 8월 강풍과 기록적인 폭염에 동북부에서 산불이 발생,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서울보다 더 넓은 810㎢가 불에 탔다. 이는 유럽연합(EU) 관측 사상 최대 규모 산불로 기록됐다.
남미에서도 지난달 초 칠레 산불로 130명 이상이 숨졌다.
존 애버처글루 머세드 캘리포니아대 기후학 교수는 지난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재난 수준의 산불이 많이 일어났으며, 많은 경우 기후변화가 초대형 산불 등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기온 상승은 산불 문제를 악화시키는 가장 분명한 기후변화 관련 요인으로 꼽힌다. 기온이 오르면 수풀의 습기를 없애 그만큼 불에 더 잘 타기 때문이다.
고온은 또 식물 구성 변화도 초래한다. 마우이 산불이 일어난 하와이에서는 빨리 자라고 불에 더 잘 타는 외래종 식물이 고온의 영향으로 재래종을 밀어내고 자리를 잡으면서 화재가 심해졌다.
또 지구 온난화로 가뭄이 전보다 더 길어지고 더 극심해지면서 식물이 바싹 말라 화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허리케인의 강도가 급속히 높아지는 등 강풍도 심해져서 급속한 산불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마우이 산불 당시에는 4등급 허리케인 '도라'가 하와이 근처를 지나가는 바람에 최고 시속 80마일(129㎞)의 돌풍이 불어 산불이 삽시간에 섬 곳곳을 덮쳤다.
미국의 기후 문제 연구기관 '클라이미트 센트럴'의 케이틀린 트루도 선임연구원은 "기후 온난화가 지속하고 산불에 유리한 날씨가 더 흔해지는 한 (초대형 산불의) 위험성은 커지기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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