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군대 어쩌나…장성급 도청 수모에 총기 난사까지

입력 2024-03-05 04:08   수정 2024-03-05 04:17

독일 군대 어쩌나…장성급 도청 수모에 총기 난사까지
러시아서 녹취 공개한 날 32세 군인이 4명 살해
장성들이 사설업체 플랫폼서 화상회의…"보안·방첩 시급"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재무장을 선언한 독일 연방군이 연일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장성급 공군 수뇌부의 화상회의 대화가 통째로 털려 수모를 당한 가운데 30대 한 병사가 소총과 권총을 들고 활보하며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4일(현지시간) 독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새벽 니더작센주의 소도시 베스터페제데에서 30세 남성과 55세 여성이, 이곳에서 10㎞가량 떨어진 브로켈에서 33세 여성과 3세 자녀 등 4명이 잇따라 총격을 받아 숨졌다.
수사당국은 범행 직후 자수한 연방군 소속 32세 병사를 체포해 범행 경위를 추궁 중이다. 피해자 가운데 1명은 용의자 전처의 새 남자친구였다. 당국은 전처와 남자친구가 최근 협박 혐의로 용의자를 고소한 점으로 미뤄 치정 사건으로 보고 있다.
체포 당시 용의자 차량에서는 탄약과 화염병이 발견됐다. 당국은 용의자가 MR308 돌격소총과 SIG자우어 권총으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이들 총기가 연방군에 등록된 무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날 러시아 측은 타우러스 미사일로 크림대교를 공격하는 논의가 포함된 독일 공군 간부들의 회의 녹취를 공개했다. 독일 국방부는 이튿날 내부 회의가 도청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취에 등장하는 잉고 게르하르츠 공군 참모총장과 작전·훈련 참모인 프랑크 그래페 준장 등은 화상회의 플랫폼 웹엑스에 모여 회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장성들이 군사·외교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회의를 사설업체 플랫폼에서 해도 되느냐는 비난이 나온다.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 화상회의를 위해 미국 네트워크업체 시스코의 웹엑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 아닌 전화로 회의에 참여할 경우 발신자와 수신자 사이 데이터 유출을 막는 종단 간 암호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독일 언론들은 당시 싱가포르의 호텔에 머물고 있던 그래페 준장 쪽에서 대화 내용이 샌 것으로 추측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우리를 불안정하고 동요하게 만들려는 것"이라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연방군의 허술한 보안 의식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독일 정부와 연방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여러 차례 러시아 해킹그룹에 보안이 뚫린 바 있다.
연방하원 국방위원장인 마리아그네스 슈트라크치머만은 "순진함은 이제 끝내야 한다. 사이버 공격과 스파이 활동, 거짓 정보는 이미 엄청나게 증가했다"며 "우리는 이 분야에 취약하기 때문에 보안과 방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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