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논쟁' 난치병 환자 촉탁살인 日의사 징역 18년형

입력 2024-03-05 21:01  

'안락사 논쟁' 난치병 환자 촉탁살인 日의사 징역 18년형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지난 2019년 난치병을 앓는 환자의 부탁으로 약물을 주입해 숨지게 하는 등 촉탁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의사에게 일본 법원이 5일 징역 18년형을 선고했다.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날 교토지방재판소(지방법원) 가와카미 히로시 재판장은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일명 '루게릭병')을 앓던 환자에게 약물을 투입해 사망하게 한 사건으로 붙잡힌 의사 오쿠보 요시카즈(大久保愉一)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오쿠보는 그동안 재판과정에서 약물 투입 등 자신의 행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환자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함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은 환자의 희망을 들어준 피고인에게 촉탁살인죄를 적용하면 죽음의 공포에 질리면서도 자살도 하기 어려운 상태의 난치병 환자는 원하지 않는 삶을 강요당해 자기결정권을 규정한 헌법에도 위반된다는 논리를 펴왔다.
오쿠보는 2019년 11월 ALS로 사실상 전신 마비 상태인 환자(당시 만 51세)로부터 안락사 요청을 부탁받고 교토시의 한 아파트에서 환자의 몸에 약물을 주입해 목숨을 잃게 한 혐의로 이듬해 체포됐다.
가와카미 재판장은 "130만엔(약 1천1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진정으로 피해자를 위한 것으로 생각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생명경시의 자세가 현저하다"고 피고인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피고인이 루게릭병의 전문의도 아니고 소셜미디어(SNS)로 의견을 주고받은 것만으로는 정확한 증상 파악이 어려운 점 등을 지적하며 사회적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의사인 오쿠보가 용의자로 체포됐을 때부터 일본 사회에서 안락사 권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재판장은 또 다른 의사인 야마모토 나오키(山本直樹)가 2011년 정신질환을 앓던 아버지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오쿠보가 가담한 행위도 유죄로 판단했다.
야마모토는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징역 13년형, 루게릭병 환자 촉탁살인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형을 이미 각각 선고받고 항소 절차를 밟고 있다.
ev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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