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유대국 수립 약속' 英정치인 초상화 봉변

입력 2024-03-09 08:31  

'팔레스타인에 유대국 수립 약속' 英정치인 초상화 봉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1917년 밸푸어 선언으로 수십년 유혈참사 촉발"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팔레스타인에서 유대인 국가 수립을 돕겠다고 약속한 '밸푸어 선언'의 당사자인 아서 제임스 밸푸어(1848∼1930) 전 영국 총리의 초상화를 훼손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친(親)팔레스타인 단체 '팔레스타인 행동' 소속 시위자들은 이날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 칼리지에 걸려 있는 밸푸어의 초상화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고 칼로 죽죽 그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밸푸어 초상화를 훼손한 것은 현 가자지구 전쟁 참사를 비롯해 '밸푸어 선언' 이후 팔레스타인인들이 겪은 유혈 참사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밸푸어 선언은 1917년 당시 외무장관이던 밸푸어가 팔레스타인 지방에 유대인 국가 수립을 지지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근현대 중동에서 벌어진 혼란과 비극의 단초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밸푸어 전 총리는 초상화가 걸린 트리니티 칼리지를 나왔다.
이들은 밸푸어가 자신의 땅도 아닌 팔레스타인을 유대인들에게 줘버리는 약속을 해서 수십년 간의 압제를 촉발했다고 덧붙였다.
트리니티 칼리지 대변인은 "일반 공개 시간에 아서 제임스 밸푸어의 초상화가 손상을 입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관련 사실을 경찰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대 내 경찰도 성명을 내고 범죄 행위로 인한 초상화 손상 신고를 조사하기 위해 경찰관들을 현장에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수년간 환경운동가나 정치 단체들이 자신들의 주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 등으로 미술작품을 훼손하는 시위는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2022년 5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모나리자'가 케이크에 맞았고, 같은 해 10월 빈센트 반 고흐의 명화 '해바라기'는 토마토수프 세례를 당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프랑스 농업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모나리자에 수프를 끼얹었다.
한편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과 민간인 살해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5개월을 넘긴 가운데,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가자지구 사망자는 3만717명으로 늘었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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