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라마단 틈타 '가자전쟁 종전' 국제사회 압박 기대"

입력 2024-03-11 12:06   수정 2024-03-11 20:26

"하마스, 라마단 틈타 '가자전쟁 종전' 국제사회 압박 기대"
WSJ 분석…동예루살렘 폭력사태·중동확전 원하는 듯
"인질은 수뇌부 생명줄"…세계여론 무기 삼아 협상지체 관측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1일(현지시간) 시작된 이슬람의 성스러운 절기인 라마단을 계기로 가자지구 전쟁 흐름을 유리하게 돌리려 꾀하는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치 전문가들을 인용,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가 라마단을 계기로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종전 압박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라마단 기간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에서 폭력행위가 벌어질 경우 이를 계기로 무력충돌이 가자지구 바깥으로 확산, 이란 등이 전쟁에 개입하면 국제적으로 종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지리라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라마단은 이슬람의 사도 무함마드가 경전 쿠란을 계시받은 일을 기리는 신성한 달로 여겨진다.
약 29일간 계속되는 라마단 기간 세계 무슬림은 해가 뜨고 질 때까지 금식하는 등 엄격한 신앙생활을 통해 신앙심을 드높인다.
이 중에서도 팔레스타인 무슬림은 메카·메디나와 함께 이슬람 3대 성지로 여겨지는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 모여 기도하는 것을 매우 성스럽게 여긴다.
따라서 신앙심에 가득 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알아크사 사원에 몰려들 경우 이곳을 관리하는 이스라엘 군경과 유혈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라마단 기간에 알아크사 사원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폭력 충돌이 빈번히 벌어진 바 있다.
특히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작전명을 '알아크사의 홍수'로 내걸 정도로 알아크사 사원을 팔레스타인 저항의 상징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알아크사 사원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붙어 있어 이곳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지면 곧바로 서안지구로 확산할 수 있다.
이처럼 라마단 기간에 무력충돌이 가자지구 밖으로 번지면 전 이슬람권의 여론이 한층 들끓고 이란과 친(親)이란 레바논 민병대 헤즈볼라 등이 본격 참전하게 되며, 그만큼 국제사회의 종전 압박도 커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실제로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를 비롯해 하마스는 최근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라마단에 알아크사 사원에 집결할 것을 촉구했다.
하마스 정치국 간부인 후삼 바드란은 "라마단 기간에 사람들이 좀 더 감정을 갖고서 일을 다르게 한다는 점은 예측 가능하다"면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지 않더라도 라마단이 긴장이 높아지는 기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알 아즈하르 대학의 므카이마르 아부사다 정치학 교수는 "하마스는 라마단 성월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지난 수 주간 미국과 이집트·카타르를 비롯한 아랍 각국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측에 라마단 이전까지 6주간의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에 합의하도록 압박해왔다.
하지만 신와르가 라마단 기간 전쟁 흐름의 반전을 기대하면서 일시 휴전이 아닌 종전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최대 표적인 신와르는 현재 가자지구 내에 은신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종전이 성사되면 그의 생존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라고 WSJ은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비르제이트 대학의 강사 가산 카티브는 "이것이 협상이 파열된 지점"이라면서 "하마스는 자신들의 유일한 카드인 인질을 일시 휴전을 위해 내주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부사다 교수도 라마단 기간 국제사회의 이스라엘을 향한 휴전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하마스 지도자의 믿음은 휴전을 위해 "그들이 서두르지 않는다고 계속 말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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