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인도 다음은 이란…'脫서방' 노리는 러, 새 무역경로 모색

입력 2024-03-13 18:23  

중·인도 다음은 이란…'脫서방' 노리는 러, 새 무역경로 모색
연내 이란 철로 착공…인도·러 잇는 장거리 무역망 구상
아제르·아르메니아 구소련 철로도 복원 희망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서방 경제 탈피를 모색 중인 러시아가 중국, 인도에 이어 이란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새 무역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 핵심은 이란 내 철로 건설을 지원, 최종적으로는 인도 무역항 뭄바이에서부터 러시아 페테르부르크를 잇는 장거리 무역망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는 동쪽으론 중국, 남쪽으로는 인도와 페르시아만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해왔다.
러시아는 서방 경제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목표로 남쪽으로의 관계 강화에 무게를 두고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모색 중이다.
골자는 이란 내 두 도시, 아스타라와 라슈트를 잇는 100마일(약 160㎞)의 새 철로 건설이다. 올해 착수할 계획으로 총 17억달러(약 2조2천300억원)가 투입된다.
철로가 완공되면 인도 뭄바이까지 연결이 가능하다.
러시아는 이를 북쪽으로는 아제르바이잔까지 이은 후 러시아 철도망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라면 궁극적으로 4천300마일(약 6천920㎞)에 이르는 '남북 교통 회랑'이 2028년까지 완공된다.
러시아는 철로 건설 자금으로 이란에 14억달러(약 1조8천억원)를 대출해주기로 했다.
계획이 실현된다면 러시아는 페르시아만 이란 항구에서부터 인도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파키스탄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경로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부터 뭄바이까지 가는 화물 운송 기간을 현재 35∼40일에서 10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관료들은 이를 수에즈 운하와 견줄 만한 '획기적이고 혁명적인 프로젝트'라고 부르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을 통하는 이 철도 프로젝트가 유럽산 수입품을 확보하고 러시아의 천연자원 수출을 늘리는 데에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물류 전문가 라우프 아가미르자예브는 "러시아는 기존 무역 루트가 대부분 막히면서 다른 대안들을 모색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서방 경제 제재 후 러시아는 인도와 이란에서 각각 기계와 무기 수입을 늘리고 걸프 국가들과 튀르키예에서는 소비재를 들여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재를 우회해왔다.
이란을 통하는 교역은 또한 현재 최대 무역 상대 중국을 일부 대체하는 효과도 있다. 2023년 중·러 교역량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이었던 2021년에 비해 61%나 늘었다.
인도와의 교역량 역시 급증, 2021년에 비해 4배가 넘는 수준으로 늘었다. 2021년 러시아와 유럽연합(EU) 간 교역량을 넘어선다.

이란을 지나는 노선 외에도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영토 나히체반에 있는 구소련 시절 철로 복원도 원하고 있다.
이 철로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전쟁이 발발한 1990년대 초 폐쇄됐다. 복원이 이뤄진다면 모스크바와 이란, 튀르키예까지 연결할 수 있다.
러시아로서는 몇 년 내에 철로를 건설해 운영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코카서스 지역 앙숙으로 지정학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어 착공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기독교가 대다수인 아르메니아와 무슬림 국가 아제르바이잔은 소련 시절부터 인구 대부분이 아르메니아인인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아르메니아는 한때 자국의 긴밀한 동맹이었던 러시아가 자국을 지원하지 않고 중립국 태도를 보인 데 불만을 품고 있다.
수도 바쿠가 새로운 물류 허브가 되길 바라는 아제르바이잔은 철로 복원을 원하지만, 아르메니아는 자국 내 철로 통제권 문제로 프로젝트 참가를 꺼려왔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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