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휴대전화 사용자 통신기록 제공 의무화 논란

입력 2024-03-14 04:08  

니카라과, 휴대전화 사용자 통신기록 제공 의무화 논란
오르테가 정부서 발의…"공무원·반정부 활동가 등 감시 가능"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미 니카라과에서 휴대전화 사용자들의 통신 기록을 정부 당국이 손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니카라과 국회는 최근 다니엘 오르테가 정부에서 제출한 융합통신법 개정안을 소위원회에 보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니카라과 국회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에서 "개정안은 전국의 모든 통신 사용자에게 고속·고품질 서비스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사업자와 사용자 간 의무 및 권리를 확립해 견고한 법적 기반을 구축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에는 또 비상사태 발생 시 통신 사업자와 서비스 업체가 관련 시설을 정부에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지 일간 라프렌사는 여기에 더해 통신 업체 측이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정부 당국에 넘기도록 강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개정안 109조에는 '공중 통신 서비스 운영자와 통신 서비스 제공자는 통계 및 지리 참조 정보를 포함한 필요한 모든 정보를 주기적으로 또는 텔코르(Telcor)의 특정 요구 사항에 따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텔코르는 니카라과 통신 규제 관련 기관으로, 오르테가 대통령과 인척 관계인 나이마 하네트 디아스 플로레스가 이끌고 있다.
니카라과 야당 의원 출신으로, 오르테가 정권에 의해 외국으로 추방된 엘리세오 누녜스 모랄레스 변호사는 라프렌사 인터뷰에서 "개정안은 예컨대 휴대전화 사용자가 뭘 검색하고 어떤 콘텐츠를 봤는지에 대한 정보까지 요청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이는 공무원이 반정부 활동을 하는지 등을 감시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집권당에서 장악한 국회 본회의를 쉽게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카라과 국회의원 91명 중 70명 이상이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을 비롯한 범여당 소속이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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