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시신 수습도 못해…美, 아이티 대사관에 군 추가 투입

입력 2024-03-14 10:28  

길거리 시신 수습도 못해…美, 아이티 대사관에 군 추가 투입
총리 사퇴에도 혼란 지속…갱단 두목 "계속 싸울 것"
유엔, 구호품 조달 위한 '공중가교' 설치하기로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갱단의 무장 폭력으로 무법천지가 된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치안 상황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공분의 대상이던 아리엘 앙리 총리가 사의를 밝혔지만, 갱단이 여전히 활개를 치면서 혼란을 겉잡을 수 없이 가중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달 갱단은 감옥 2곳을 습격해 수천 명의 범죄자를 탈옥시켰고 국제 공항과 주요 항구, 경찰서 최소 12곳 등을 습격했다.
총격전과 방화가 계속되면서 피해자도 속출, 포르토프랭스 시내에는 시체가 쌓여 있지만 이를 수습할 공무원들도 없는 상태라고 WP는 전했다.
악화하는 치안 상황에 미국은 포르토프랭스 주재 자국 대사관에 군을 재차 파견했다.
미 남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해병대 대테러팀(FAST)를 포르토프랭스 주재 미국 대사관에 배치했다며 이들이 대사관의 강력한 안보를 유지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저녁 배치된 대테러팀은 미군의 두 번째 대사관 투입이라고 WP는 전했다.
앞서 투입된 병력은 10일(현지시간) 대사관 비필수 인력 대피를 위해 군 헬기를 동원한 철수 작전을 수행했다.
남부사령부는 이번에 파견된 대테러팀이 현재 주둔 중인 대원들과 임무를 교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폭동을 주동한 갱단 연합체 두목 지미 셰리지에는 폭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현지 W라디오를 통해 "총리의 사퇴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아이티 해방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비큐'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셰리지에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세력을 규합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지목된 인물로, 유엔과 미국 재무부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셰리지에는 경찰 당국에 앙리 총리를 체포하라고 요구하며 "무기로 국가를 해방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엔은 아이티가 최악의 치안 실패로 주민들이 극심한 식량난에 처하자 아이티와 인접국 도미니카공화국 사이에 구호품 전달을 위한 공중가교(airbridge)를 설치하고, 위기관리 인력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현재 아이티 주민 400만 명 이상이 '심각한 식량 불안정'에 처한 것으로 집계된다.
미주 최빈국으로 꼽히는 아이티에서는 2021년 7월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갱단 폭력에 따른 치안 악화와 빈곤 속에 행정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지난해 1월에는 이 나라 마지막 선출직 공무원이었던 상원 의원 10명 임기마저 종료되면서 입법부까지 공백이 생겼다.
최근에는 앙리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촉발했고, 갱단은 기물 파손과 약탈 등 범죄를 저지르며 소요 사태를 더욱 부추겨왔다.
결국 앙리 총리는 지난 11일 자신이 사임하고 과도위원회로 권력을 이양하기로 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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