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직원이 가르치고 사장님은 열공"…역발상 변화 유통업계

입력 2024-03-17 07:17  

"MZ직원이 가르치고 사장님은 열공"…역발상 변화 유통업계
현대백화점, 리버스 멘토링…젊은 직원이 임원에게 실무경험과 조언
롯데쇼핑, Let's 샘물…부회장과 임직원 한자리서 소통 프로그램
신세계백화점, 파트너보드…대리·과장급 직원이 전국 매장서 목소리 청취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지난 8일 오전 강남구 현대백화점 본사 강당에서 아트 마케팅을 어떻게 백화점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특별한 강연이 열렸다.
강연자는 현대백화점 문화콘텐츠팀 과장급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직원, 수강생은 백화점 수장인 정지영 사장과 전국 매장 점장 등 임원진이었다.
이날 정 사장 등 임원들은 최근 무역센터점에서 진행된 '문 위시' 전시를 위해 직원들이 작가를 찾아가 숙식을 함께하며 설득한 과정을 흥미롭게 듣고, 아트 마케팅을 위한 사업 전략도 점검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이달에 이런 '리버스 멘토링' 제도를 도입했다.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기존 멘토링과 달리 젊은 직원들이 임원을 대상으로 업무 현장 실무 경험을 전하고 조언하는 역발상 소통을 통해 내부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바꾸고 혁신 성장을 위한 실마리를 얻으려는 시도다.
지난해 말 취임한 정 사장은 MZ 직원들의 젊은 감각이 조직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경영 철학에 따라 이처럼 내부 혁신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외부 전문가보다 현장을 잘 아는 직원들의 실무 경험이 더 가치 있다는 판단 아래 매달 점장 회의 직후 리버스 멘토링을 진행하기로 했고, 이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해 모든 직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고위급 임원들만 참석했던 점장 회의는 직급과 무관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전 직원에게 개방하고 회사 비전과 회의 내용도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유통 대기업이 이처럼 변화에 나선 것은 소비 지형이 MZ세대 중심으로 격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해서는 '탑다운' 식 기획보다 MZ를 가장 잘 아는 같은 세대 전략이 절실해진 셈이다.
롯데쇼핑도 MZ 직원들 의견을 현장에 반영하기 위해 김상현 부회장이 직접 'Let's 샘물'이라는 임직원 소통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김 부회장 영어 이름인 '샘'에서 따와 '샘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의미를 담은 이 프로그램은 김 부회장과 임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누는 소통 행사다.
매달 두차례씩 직급에 상관없이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자유롭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이를 사업화하고 포상도 하는 '아이디어 GO' 제도를, 백화점과 마트, 슈퍼는 경영진 의사 결정 과정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는 '주니어 보드'를 각각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파트너 보드'를 운영했다.
대리급, 과장급 직원으로 구성된 파트너 보드는 매달 한차례 정례 회의를 열고 전국 매장을 돌며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삼성전자, 우아한형제들 등 타사의 기업문화 담당자들과 소통해 신세계에 적용할만한 조직문화를 검토하고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신세계는 파트너 보드 프로그램이 지난해 부서별 이해도를 높이고 소통을 강화하는 등 성과를 낸 만큼 올해 2기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조직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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