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6·25 참전용사 초청…"한국전 기억하겠다"

입력 2024-03-20 01:28  

찰스3세, 6·25 참전용사 초청…"한국전 기억하겠다"
버킹엄궁에 참전용사 80명 초청…작년 한인타운 방문 계기로 마련
"찰스3세, '잊힌 전쟁' 안되도록 참전용사 초청 각별히 챙겨"
행사엔 동생 앤공주 대리참석…참전군인들 "韓 변화상 놀라워"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한때 '잊힌 전쟁'으로 불렸던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입니다. 참전용사 여러분의 희생은 대대로 공명할 것입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19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으로 6·25전쟁 참전군인들을 초청했다.
지난달 암 진단 사실을 발표하고 치료 중인 찰스 3세는 이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대신 일부를 미리 접견했다. 본 행사장에는 동생 앤 공주와 제수인 소피 에든버러 공작부인을 보내 손님들을 맞이했다.
행사에는 90세 안팎이 된 참전군인 약 80명과 가족, 주영 한국대사관, 영국재향군인회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찰스 3세는 앤 공주가 대독한 환영 연설문에서 "이 중대한 이정표를 인지하고 여러분의 용감한 복무를 마땅히 기념하기 위해 여러분 모두를 버킹엄궁에 모두 초청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전에는 영국군 6만명, 영연방 군인 5만명이 유엔 동맹과 함께 싸웠다"며 "함께 싸운 여러분 덕에 자유로운 대한민국 국민은 계속 민주적 자유를 경험하고 있고 자랑스럽게 평화를 지켜 왔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11월 찰스 3세의 런던 한인타운 뉴몰든 방문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여철 주영 한국대사는 "뉴몰든 방문 당시 만난 참전용사가 한국전이 '잊힌 전쟁'으로 불린다고 하자 국왕이 '뭔가 해야겠다'고 했다고 한다"며 "이후에도 국왕이 이 행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하며 각별히 챙겼다고 한다"고 전했다.
영국에서 6·25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찰스 3세는 또 연설문에서 "자유와 우리의 가치가 계속 도전받는 세상에서 여러분의 이타적인 용기와 굳은 평화 추구는 잊히지 않은 원칙들을 이끌고 미래 세대에 영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남은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떠난 이들에게 진심 어린 영원한 사의를 표한다"며 "여러분의 희생은 시대를 관통해 울려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 3세는 환영행사에 앞서 앨런 가이, 마이크 모그리지, 브라이언 패릿, 론 야들리 씨 등 참전 군인 4명을 따로 만나 환담했다.
앤 공주와 소피 공작부인은 행사장인 버킹엄궁 보룸을 1시간가량 돌아다니면서 참전군인과 그 가족을 만나 대화했다. 이들은 참전군인 한명 한명에게 다가가 언제 한국에서 싸웠는지, 귀국 이후에는 무슨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 등을 물으면서 관심을 기울였다.
앤 공주는 "오빠를 대신해 이 자리에 서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 기쁘다"며 "수년 전 한국을 방문해 여러분이 싸웠던 곳이 어딘지 가늠해볼 수 있다"며 방한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행사에 참석한 참전군인들은 영국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6·25전쟁의 의미를 왕실이 되짚어준 데 기쁨을 표시했다.
참전군인 존 잉글 씨는 "버킹엄궁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며 "한국전쟁이 2차 대전 직후여서 영국에서 한국전쟁 참전군인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중 한국의 어려웠던 모습을 회고하면서 "여성과 어린이들을 보면서 슬픔을 느꼈다"며 "이후 한국은 재건됐고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영국 왕실은 정전 7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도 영국에서 열린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한국전 참전 기억을 되살리고 의미를 되새겼다.
지난해 7월 버킹엄궁과 정부청사 인근의 호즈가즈 퍼레이드에서 열린 대규모 기념식에 엘리자베스 2세의 사촌 글로스터 공작이 참석했고, 11월 로열앨버트홀에서 열린 영국 현충일 행사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에서 참전용사가 한국어로 아리랑을 불렀을 때는 찰스 3세 국왕과 가족이 자리를 지켰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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