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융 종사자들, 호시절 끝났다…재취업은 '별따기'

입력 2024-03-25 16:13  

홍콩 금융 종사자들, 호시절 끝났다…재취업은 '별따기'
경제 위축에 직업 안정성 사라져…블룸버그 "잃어버린 세대"
IPO 급감 등 금융시장 축소…"예전처럼 번영할 것"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홍콩에 사는 에릭 리는 가족 사업을 운영하던 고용주가 다른 곳으로 사업체를 옮겨가면서 실직했다.
재취업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그는 17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 그사이 주택 월세로 거의 매월 6만 홍콩달러(약 1천만원), 자녀들 교육비로 연간 100만 홍콩달러(1억7천만원)의 청구서가 쌓여가고 있다.
그는 지금이 바닥이 아니라는 두려움이 커가는 동시에 점차 이런 현실도 수용해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때 잘 나가던 홍콩의 금융직 종사자들이 취업 빙하기에 직면해 있는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가 돼 가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5년 전만 해도 UBS그룹이나 씨티그룹 등으로부터 리씨와 같은 전문적 지식을 갖춘 금융직 종사자에 대한 구인이 많았으나 이제 이곳 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직업 안정성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홍콩 자본시장은 큰 타격을 받았다.
주가가 하락하고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서 홍콩의 기업공개(IPO) 시장도 위축됐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IPO 자금 조달 규모는 56% 감소한 460억 홍콩달러(약 8조원)로, 20여년 전 닷컴 거품 붕괴 이후 가장 적었다.
2018년에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의 미화 54억 달러(7조2천억원)와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퇀의 미화 42억 달러(5조6천억원) 규모 IPO 등으로, 그해 세계 IPO 시장에서 뉴욕을 제치고 1위를 질주하던 것과는 격세지감이다.
또한 현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데이터 보안과 금융시장 규제 강화 방침으로 인해 중국 기업의 해외 자산 취득이나 상장도 더 어려워졌다.
금융 중심지로 홍콩보다 고통이 더 심한 곳은 없다. 이 피해는 미국 월가 기업들의 대량 해고, 중국 경제로부터 글로벌 자본의 철수, 국제 금융중심지로서 홍콩의 역할 감소로 더 두드러진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은 지난 18개월 동안 아시아에서 여러 차례 인력 감축을 실시했다.
홍콩의 금융서비스 산업이 2022년 기준으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23%, 고용의 7.5%를 차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산업의 둔화는 홍콩 경제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홍콩의 코로나19 이후 회복은 기대치를 밑돌았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GDP 성장률이 2023년 3.2%에서 올해 1.8%로 둔화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은행의 애널리스트 자리를 잃은 24살의 양씨는 컨설팅,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등에서 10여 차례 면접했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비싼 주택 임대료 탓에 본토로 돌아가기로 했다는 그는 "경쟁이 이전보다 훨씬 더 치열하다"며 시장에 사모펀드 일자리라도 하나 생긴다면 경력자들의 이력서 수백 개가 쇄도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걱정에 일부에서는 급여가 30~40% 삭감되더라도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물론 모든 사람이 호시절이 끝났다고 보지는 않는다.
증권사 CLSA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조너선 슬론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칼럼에서 홍콩에서 호황과 불황은 예상되는 부분이었다며 "강세장의 거품은 사라졌지만 "홍콩은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예전처럼 번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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