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여론조사 수치로 도배된 정치가 민주주의 왜곡"

입력 2024-04-06 07:00  

"선거철 여론조사 수치로 도배된 정치가 민주주의 왜곡"
언론과학연구 논문…유권자들 "정책·질적 조사 증진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선거철이면 매일 같이 울리는 여론조사 전화가 오히려 민주주의를 왜곡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6일 '언론과학연구'에 실린 논문 '선거 여론조사와 여론조사 보도에 대한 수용자 경험과 인식'(서도원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박사 수료·유용민 전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조교수)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는 정치적 정당성을 담보하기보다 정치를 더 불신하거나 냉소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연달아 치러진 2022년도 선거 국면에서 정치선거 여론조사에 대한 20~50대 수용자 25명의 경험과 인식을 표적 집단심층 인터뷰 방식으로 탐색했다.
전반적으로 응답자들은 여론조사 참여 전화에 대해 높은 피로감을 토로하며 여론조사를 스팸으로 인식한다고 답변했다. 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는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에 참여한 전원이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는데, 참여하는 이유로는 "소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정치 참여 방식이기에", "거절한다고 다당 체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여론조사의 목적이나 설계 방법을 알고 싶어서" 등이 있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에 균열을 내고 싶어서"라는 답변도 눈에 띄었다.
해당 이유를 든 응답자는 "'특정 세력의 근거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전화가 오면 누가 하는 조사인지, 왜 하는지 파악해서 그 목적에 대비되는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활용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전화를 돌리면 일부러 국민의힘을 찍어서 민주당 캠프에서 긴장하도록 한다"고 했다.
하지만 대다수는 여론조사가 결과적으로 무의미하거나 부정적 효과를 더 많이 낳는다고 답변했다.
한 응답자는 "여론조사를 설계한 사람의 의도에 맞춰서 여론이 형성된다"고, 또 다른 응답자는 "여론이란 것은 원래 국민 다수 의견이 모여 아래로부터 위로 향하는 것인데 지금은 위에서 만들어 놓은 것을 아래로 확증시키려는 맥락에서 여론조사가 활용된다"고 비판했다.
다른 응답자도 "데이터에 근거한 객관주의가 다른 모든 가치를 잡아먹는다"며 "여론조사가 결과적으로 숫자만 보이다 보니 지지도 중심의 정치로 귀결되고, 지지율이 높은 지지층에 선거 운동을 집중하는 등 '배제의 정치'가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향후 여론조사의 피로감을 줄이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관련한 여론조사 비중을 늘리고, 전수조사는 불가능하더라도 다양한 계층을 포괄하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경선에 여론조사를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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