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강진에 라이칭더 총통당선인 '리더십 시험대'…현장서 진땀

입력 2024-04-05 10:46  

대만 강진에 라이칭더 총통당선인 '리더십 시험대'…현장서 진땀
사실상 수습 사령탑 역할…여소야대 상황서 수습 능력에 국민과 정치권 주목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대만 강진으로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이 오는 5월 20일 취임을 앞두고 시험대에 올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 언론이 5일 보도했다.



지난 1월 13일 총통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소야대 상황이 조성된 탓에 라이 총통 당선인이 이번 강진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향후 국정 운영 리더십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거라는 지적이다.
실제 친미·독립 성향의 대만 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차이잉원 총통의 8년에 이어 라이칭더 총통 취임으로 4년을 더 집권할 수 있게 됐으나, 대만 입법원(국회) 구도는 민진당(51명)이 상대적 소수여서 제1야당인 친중 국민당(52석)과 제2야당인 민중당(8석)에 끌려다닐 처지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국민은 물론 야당들은 25년만의 최악 강진에 대한 자국 정부의 대처 능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만에선 1999년 무려 2천400명이 숨졌던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바 있다.
대만 싱크탱크 대만국제전략연구협회의 황후이화 선임연구원은 SCMP에 "이번 지진이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의 리더십 능력을 시험할 것"이라고 짚었다.
황 선임연구원은 우선 "라이 총통 당선인이 이미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타이난 시장으로 일해 지진·태풍 등의 자연재해 대처 경험을 축적했기 때문에 이번 지진으로 리더십에 심각한 도전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취임하면 대만 재난 구호의 총사령관이 될 라이 총통 당선인은 이번에 신속한 현장 수습은 물론 효과적인 경제 피해 복구, 외부 위협에 대한 대만의 방어력 구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라이 총통 당선인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오전 7시 58분 대만 동부 화롄현 부근에서 규모 7.2(유럽지중해지진센터 및 미국 지질조사국은 7.4로 발표)의 지진이 발생하자 곧바로 화롄으로 향했다.
그는 현장에서 지진으로 무너지거나 기울어진 건물들과 현지 고교, 병원 등을 잇달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인명구조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민진당 주석을 겸한 라이 총통 당선인은 사실상 이번 강진 수습 사령탑을 맡고 있다고 대만언론이 전했다.
실제 그는 "현재로선 최우선 과제는 생명을 구하는 것이며 구조된 주민은 가능한 한 빨리 최상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현장 구조반을 독려하면서, 강진으로 인한 정전·단수·도로 파손을 조기에 복구토록 주문하고 중앙과 지방간 협력을 조율하고 있다.
대만 담강대 제임스 천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라이 총통 당선인이 강진 피해 지역인 화롄현에서는 물론 여타 다른 분야에서도 자기 능력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지적했다.
대만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으로 강진 인명 피해는 사망자 10명, 부상자 1천67명으로 집계됐으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와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등도 강진으로 인해 완전한 정상 가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강진 수습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명분으로 시도하는 도발도 대만으로선 신경 써야 할 대목이다.
겅솽(耿爽)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 부대사는 지난 3일 아동 권리 관련 회의에서 다른 국가 대표가 '중국의 대만 지진' 문제를 거론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는 국제사회의 위로와 걱정에 감사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라는 인식을 표출한 것이자 대만 주권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만 외교부가 "중국이 지진을 뻔뻔하게 국제적 인지 작전으로 이용하는 것을 엄중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지만, 중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하나의 중국'을 각인시키려는 시도를 또 할 경우 라이 당선인을 포함한 대만 지도부가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도 주목된다.


jinbi100@yna.co.kr,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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