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 위법 가능성 알고도 AI 학습 데이터 마구잡이 수집"
NYT "오픈AI, GPT-4 개발에 유튜브 영상 녹취해 무단 사용"
AI 경쟁 과열에…"구글·메타도 규정·저작권 무시하고 데이터 수집"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이 저작권 규정도 무시한 채 AI 학습용 데이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GPT-4 모델을 개발 중이던 2021년 기존에 수집한 AI 학습용 데이터가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 유튜브 영상과 팟캐스트 등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전했다.
당시 오픈AI는 전작인 GPT-3 학습을 위해 주로 깃허브, 위키피디아와 같은 온라인 무료 오픈소스 플랫폼에 올라온 데이터 토큰(언어·이미지·코드 등의 결과물)을 약 3천억여개 수집해 사용했다.
그러나 다음 세대 GPT의 기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학습 데이터가 필요했고, 오픈소스에 공개된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오픈AI는 유튜브 영상과 팟캐스트 콘텐츠를 활용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영상 속 말소리를 받아적는 자체 프로그램인 '위스퍼'(Whisper)까지 개발했다.
그 결과 지난해 공개된 GPT-4는 100만 시간이 넘는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학습했다고 이 소식통들은 전했다.
문제는 유튜브는 규정을 통해 플랫폼에 올라온 영상을 다른 독립된 기능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위스퍼'와 같은 자동화 수단을 이용해 유튜브 영상을 후처리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당시 오픈AI의 직원들은 이러한 위법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AI를 학습시키는 것은 정당한 이용 목적에 해당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이 소식통들은 NYT에 전했다.
유튜브 영상을 AI 학습에 활용한 것은 오픈AI만이 아니었다고 NYT는 짚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당시 구글 일부 직원들은 오픈AI가 유튜브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막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구글도 이미 일부 유튜브 영상을 자체 AI 개발에 사용한 상황이었다. 이는 영상 창작자의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어 만약 오픈AI의 행동을 문제 삼는다면 구글도 함께 엮여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구글 대변인은 구글이 오픈AI의 해당 관행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구글은 "유튜브 콘텐츠의 무단 사용 및 다운로드"를 금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NYT에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유튜브 외에 구글 지도나 문서와 같은 다른 서비스 이용자들이 남긴 자료를 AI 개발에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도 나온다.
지난해 구글은 이용자 정보 활용 범위를 "구글 번역기와 같은 구글의 언어 모델을 훈련" 등으로 제한했던 기존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수정해 여기에 "바드, 클라우드 AI와 같은 AI 상품 개발"도 포함할 수 있게 됐다.
구글 개인정보 보호팀 직원 2명은 이러한 이용자 정보 활용에 우려를 표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NYT에 전했다.
이에 대해 구글 대변인은 해당 규정 수정은 명확성을 기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며, 구글은 이용자의 분명한 동의 없이 데이터를 언어 모델 개발에 쓰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챗GPT 열풍을 잇기 위해 AI 개발 경쟁에 뛰어든 메타 역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게시물뿐 아니라 소설, 에세이와 같은 저작물까지도 무단으로 손을 댔다고 NYT는 전했다.
메타 전현직 직원들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만으로는 AI를 학습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메타는 챗GPT를 따라잡으려면 더 많은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 3∼4월 거의 매일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NYT가 확보한 당시 내부 회의 기록을 보면 메타의 생성형 AI 담당 부사장인 아흐마드 알달은 자신의 팀이 개발 과정에서 인터넷에서 이용 가능한 거의 모든 영어 책과 에세이, 시, 뉴스기사를 사용했다고 임원들에게 말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또한 그들이 인터넷에서 찾은 책, 에세이 등 작품들을 어떻게 허락받지 않고 요약했는지 언급했고, 이런 행위가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더라도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메타 간부들은 또한 데이터 문제 해결을 위해 아프리카의 한 업체를 통해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소설과 에세이 등을 요약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여기에는 아무런 답도 이어지지 않았다.
일부 메타 간부들은 오픈AI가 이미 챗GPT 개발에 저작권 허가를 받지 못한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메타는 이러한 '시장의 선례'를 따라갈 수 있다고도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오픈AI 등 일부 회사들은 데이터 고갈 문제 해결을 위해 AI가 생성한 데이터로 다시 AI를 학습시키는 '합성(syntheic)' 데이터 활용 방안도 연구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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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오픈AI, GPT-4 개발에 유튜브 영상 녹취해 무단 사용"
AI 경쟁 과열에…"구글·메타도 규정·저작권 무시하고 데이터 수집"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이 저작권 규정도 무시한 채 AI 학습용 데이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GPT-4 모델을 개발 중이던 2021년 기존에 수집한 AI 학습용 데이터가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 유튜브 영상과 팟캐스트 등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들이 전했다.
당시 오픈AI는 전작인 GPT-3 학습을 위해 주로 깃허브, 위키피디아와 같은 온라인 무료 오픈소스 플랫폼에 올라온 데이터 토큰(언어·이미지·코드 등의 결과물)을 약 3천억여개 수집해 사용했다.
그러나 다음 세대 GPT의 기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학습 데이터가 필요했고, 오픈소스에 공개된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오픈AI는 유튜브 영상과 팟캐스트 콘텐츠를 활용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영상 속 말소리를 받아적는 자체 프로그램인 '위스퍼'(Whisper)까지 개발했다.
그 결과 지난해 공개된 GPT-4는 100만 시간이 넘는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학습했다고 이 소식통들은 전했다.
문제는 유튜브는 규정을 통해 플랫폼에 올라온 영상을 다른 독립된 기능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위스퍼'와 같은 자동화 수단을 이용해 유튜브 영상을 후처리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당시 오픈AI의 직원들은 이러한 위법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AI를 학습시키는 것은 정당한 이용 목적에 해당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이 소식통들은 NYT에 전했다.
유튜브 영상을 AI 학습에 활용한 것은 오픈AI만이 아니었다고 NYT는 짚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당시 구글 일부 직원들은 오픈AI가 유튜브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막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구글도 이미 일부 유튜브 영상을 자체 AI 개발에 사용한 상황이었다. 이는 영상 창작자의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어 만약 오픈AI의 행동을 문제 삼는다면 구글도 함께 엮여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구글 대변인은 구글이 오픈AI의 해당 관행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구글은 "유튜브 콘텐츠의 무단 사용 및 다운로드"를 금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NYT에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유튜브 외에 구글 지도나 문서와 같은 다른 서비스 이용자들이 남긴 자료를 AI 개발에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도 나온다.
지난해 구글은 이용자 정보 활용 범위를 "구글 번역기와 같은 구글의 언어 모델을 훈련" 등으로 제한했던 기존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수정해 여기에 "바드, 클라우드 AI와 같은 AI 상품 개발"도 포함할 수 있게 됐다.
구글 개인정보 보호팀 직원 2명은 이러한 이용자 정보 활용에 우려를 표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NYT에 전했다.
이에 대해 구글 대변인은 해당 규정 수정은 명확성을 기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며, 구글은 이용자의 분명한 동의 없이 데이터를 언어 모델 개발에 쓰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챗GPT 열풍을 잇기 위해 AI 개발 경쟁에 뛰어든 메타 역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게시물뿐 아니라 소설, 에세이와 같은 저작물까지도 무단으로 손을 댔다고 NYT는 전했다.
메타 전현직 직원들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만으로는 AI를 학습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메타는 챗GPT를 따라잡으려면 더 많은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 3∼4월 거의 매일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NYT가 확보한 당시 내부 회의 기록을 보면 메타의 생성형 AI 담당 부사장인 아흐마드 알달은 자신의 팀이 개발 과정에서 인터넷에서 이용 가능한 거의 모든 영어 책과 에세이, 시, 뉴스기사를 사용했다고 임원들에게 말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또한 그들이 인터넷에서 찾은 책, 에세이 등 작품들을 어떻게 허락받지 않고 요약했는지 언급했고, 이런 행위가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더라도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메타 간부들은 또한 데이터 문제 해결을 위해 아프리카의 한 업체를 통해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소설과 에세이 등을 요약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여기에는 아무런 답도 이어지지 않았다.
일부 메타 간부들은 오픈AI가 이미 챗GPT 개발에 저작권 허가를 받지 못한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메타는 이러한 '시장의 선례'를 따라갈 수 있다고도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오픈AI 등 일부 회사들은 데이터 고갈 문제 해결을 위해 AI가 생성한 데이터로 다시 AI를 학습시키는 '합성(syntheic)' 데이터 활용 방안도 연구 중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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