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일식이어도", "구름에 가려도"…뉴요커들도 우주쇼에 열광

입력 2024-04-09 08:01   수정 2024-04-09 11:45

"90% 일식이어도", "구름에 가려도"…뉴요커들도 우주쇼에 열광
센트럴파크·고층빌딩 전망대·퇴역항모 갑판에 시민들 몰려들어
"프랑스서 막 도착해 일식 보러 왔다"…야구경기도 시작시간 늦춰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8일 오후 3시 19분(이하 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보호안경을 쓴 채 하늘을 바라보던 인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부분 일식이 최고조에 달하기까지는 몇분 더 남은 상황이었지만, 사람들은 땅거미가 지는 듯 어둑어둑해지는 주변 모습에 신기해하며 흥분했다.
반소매 차림으로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던 폴 씨는 "갑자기 추워진 것 같다"며 팔뚝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식 피크타임(오후 3시 25분)을 불과 5분 정도 남겨두고 해는 구름 속으로 다시 숨고 말았다.
뉴욕에서 센트럴파크를 가장 사랑한다는 조쉬 씨는 "처음 본 일식 장면인데 하필이면 절정의 순간에 구름이 가려져 아쉽다"라고 했다.
이날 뉴욕 센트럴파크 남쪽의 큰 바위 '엄파이어 록'(Umpire Rock)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앉아 천체가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모습을 함께 지켜봤다.



평일 오후인데도 이날 센트럴파크엔 보기 드문 우주쇼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일식 시작 몇시간 전부터 북적였다.
뉴욕시에선 이날 오후 2시 10분부터 오후 4시 36분까지 부분 일식 현상이 관찰됐다. 일식이 최고조에 달하는 피크 타임은 오후 3시 25분이었다.
4월 들어서도 다소 쌀쌀하던 뉴욕 날씨는 이날 섭씨 19도 정도의 온도로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적당했다.
오랜 만의 좋은 날씨에 공원 벤치와 바위, 잔디밭엔 관광객들 외에도 유모차에 아이를 데리고 온 주민, 개와 산책하는 주민, 인근 직장인들이 앉아 일식 관찰에 앞서 '일광'을 즐겼다.



뉴욕시에 산다는 카를라 씨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식을 지켜보고 싶어서 센트럴파크를 찾았다"라며 "일식이 아니어도 소풍을 즐기기에 좋은 날씨인 것 같다"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스에서 온 여행객 로얀 씨도 "오늘 오전 뉴욕에 막 도착했는데, 일식을 보려고 곧바로 센트럴파크를 찾았다"라고 했다.



뉴욕시는 이날 개기일식 지역은 아니지만 해가 달에 약 90% 가리는 부분 일식을 경험할 수 있다 보니 도시 곳곳에선 며칠 전부터 들뜬 분위기가 감지됐다.
뉴욕시공립도서관은 1~2주 전부터 일식 관찰용 보호안경을 무료로 배포했고, 안경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록펠러센터 등 고층빌딩 전망대의 일식 관찰 이벤트 티켓은 일찌감치 마감됐고, 도시 곳곳의 공원에서 지역 커뮤니티가 주관하는 일식 행사가 마련됐다.



퇴역 항공모함을 개조해 만든 '인트레피드' 박물관에선 항공모함 갑판 위에서 일식을 관찰할 수 있는 이벤트도 준비됐다.
지역 매체들도 일식을 관찰하기 좋은 곳이 어딘지, 일기예보는 어떤지 등을 며칠 전부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뉴욕 양키스는 일식으로 이날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경기 시작 시간을 오후 2시 5분에서 오후 6시 5분으로 연기하기도 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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