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경기침체와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백화점 식품관 '마감 세일'을 노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통상 저녁 6시부터 문을 닫기 전까지 식품관 반찬과 델리 상품 등을 할인 판매하는데 물가는 오르고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이 시간대 구매를 늘리고 있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백화점에서도 외관에 흠집이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못난이 과일'을 장바구니에 담거나 할인 쿠폰을 꺼내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분기 식품관에서 마감 세일을 하는 저녁 6시 이후 시간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었다고 14일 밝혔다.
롯데는 이 시간대에 다음날로 넘겨 판매하기 어려운 식품류 중심으로 최대 50%까지 할인하고 있다. 이 기간 즉석조리식품인 델리류 매출은 25% 늘었고 반찬류와 과일 매출은 각각 15%, 1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저녁 6시 이후부터 폐점 시간까지 델리 매출 신장률이 19.2%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델리 매출 신장률(10%)의 두 배에 육박한다. 그만큼 마감 할인에 더 많은 고객이 몰린 셈이다.
신세계는 또 지난달 15일부터 21일까지 본점과 강남점 등 10개 매장에서 진행한 '언프리티 프레시' 행사에서도 블루베리 등 일부 품목이 조기에 소진될 만큼 잘 팔렸다고 전했다.
언프리티 프레시 행사에서는 백화점의 까다로운 외형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맛과 영양, 신선도는 뒤지지 않는 11종의 과일과 채소를 최대 58%까지 할인해 판매했다.
이 행사에서는 준비한 물량 15.4t(톤) 중 90%가 일주일 만에 팔려나갔다.
신세계가 백화점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고 있는 식품관 식음료 금액 할인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식음료 금액 할인권은 한 달에 2∼3회 정도 이벤트 기간에만 발급되는데 올해 들어 회차별 평균 다운로드 건수가 6만건으로 지난해보다 50%가량 늘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저녁 6시 이후 식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27.5% 늘었다. 특히 델리(35.7%)와 반찬(31.1%) 등의 수요가 많았다.
현대백화점이 신촌점과 미아점, 중동점 등 6개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반찬 선할인권' 서비스도 찾는 손길이 늘고 있다.
선할인권을 구매하면 식품관에 입점한 브랜드 반찬을 상시 최대 40%까지 할인받을 수 있고 10회권을 끊으면 1회 쿠폰을 더 주는 점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백화점 식품관 반찬을 3팩에 1만∼1만2천원 선에 구매할 수 있어 1분기 할인권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5.1%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식품관을 알뜰하게 이용하고 싶은 고객들 사이에 '마감 할인'이 인기"라며 "특히 퇴근길 백화점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려는 직장인들의 방문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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