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원전복원 상징' 신한울 3·4호기…"건설허가만 나면 바로 착공"

입력 2024-04-15 11:00  

[르포] '원전복원 상징' 신한울 3·4호기…"건설허가만 나면 바로 착공"
트럭 3만대 분량 흙 치우고 터닦기…정부 계획승인 후 원안위 건설허가 대기중
11차 전기본서 '신규 원전' 계획도 포함…원전 발전 비중 조정 여부도 관심



(울진=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지난 11일 경북 울진군 해안에 자리 잡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
한울 1∼6호기부터 최신형인 신한울 1∼2호기까지 돔 지붕을 얹은 8기의 원전이 길게 늘어선 한울원자력본부의 남쪽 끝에는 약 130만㎡에 달하는 넓은 맨땅이 펼쳐져 있었다.
이곳은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탈원전 폐기, 원전 생태계 복원'의 상징인 신한울 3·4호기 원전이 건설될 자리다.
부지 한복판에는 붉은 깃발 하나와 파란 깃발이 하나씩 꽂혀 있었다. 신한울 3호기와 4호기의 심장 격인 원자로가 놓일 지점을 미리 표시해 놓은 것이다.
터 닦기를 위해 퍼내 옮긴 흙만 이미 약 40만㎡에 달한다고 한다. 10t 트럭으로 약 3만대 분량이다.
서용관 한울제2건설소장은 "건설 허가만 받으면 본격적인 굴착 작업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상태"라며 "국가 산업의 성장과 함께 전력 설비가 증가하는 상황으로, 신한울 3·4호기가 완공되면 에너지 안보와 경제에 기여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2년부터 추진돼 발전사업 허가까지 났던 신한울 원전 3·4호기는 문재인 정부 때 탈원전 정책의 영향으로 백지화됐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부활하면서 '원전 생태계 복원'의 아이콘이 됐다.
2032∼2033년까지 경북 울진군에 1천40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이다. 약 11조7천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된다.
앞으로 건설될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한울원자력본부 산하 원전들이 생산하는 전기 대부분은 고압 송전선을 타고 수도권으로 넘어간다.
현재도 신한울 1·2호기 등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는 765kV(킬로볼트)의 초고압 상태로 승압된 후 높이가 100m에 달하는 거대한 송전탑들을 징검다리 넘듯 타고 신태백, 신가평을 지나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으로 공급된다.



신한울 3·4호기 프로젝트는 작년 6월 정부의 실시계획 승인까지는 났고, 지금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건설 허가를 남겨둔 상태다.
정부는 전 정부 시절 백지화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원래 계획보다 늦어진 만큼 관련 절차를 효율적으로 진행해 완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굴착 등 본공사에 앞서 실시계획 승인만 있으면 당장 할 수 있는 부지 정지 작업부터 최대한 서두른 데에는 '잃어버린 시간'을 최대한 만회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부지에서 직접 이뤄지는 공사와는 별도로 원자로, 발전기 등 원전의 핵심 기기인 '주기기'는 이미 수주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창원 공장에서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사실상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생태계 복원의 상징인 신한울 3·4호기는 앞으로 약 8년 동안 누적 인원 기준 약 720만명의 참여를 통한 고용 창출을 할 것"이라며 "원전 산업 생태계 복원과 원전 수출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조만간 2024∼2038년 적용될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초안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신규 원전 계획이 어느 정도 규모로 담길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11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들어가면 신한울 3·4호기 건설 계획이 반영된 2015년 7차 전기본 이후 9년 만이다.
앞서 정부는 신규 원전 도입 방향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바 있다. 따라서 관심사는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의 규모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11차 전기본 초안에서 2∼4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담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신규 투자, 전기차 확산, 대용량 전기가 필요한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 전력 생산 시기가 들쭉날쭉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미래 전력수급 여건을 고려할 때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기저 전원인 원전의 증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장 2050년 무렵엔 새로 건설되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10GW(기가와트) 이상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만도 현재 수도권 전체 전력 수요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새로 건설되는 원전 1기의 설비용량은 1.4GW 수준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100GW 수준인 우리나라의 총수요 기준 최대전력은 2039년 150GW를 거쳐 2051년 202GW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11차 전기본에서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 등 장기 에너지 믹스 목표에 추가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앞선 10차 전기본(2022∼2036년)에서는 2036년 전원 믹스를 ▲ 원전 34.6% ▲ 석탄 14.4% ▲ 액화천연가스(LNG) 9.3% ▲ 신재생 30.6% ▲ 수소·암모니아 7.1% ▲ 기타 4.0%로 정했다.
지난 5일 상업 운전에 들어간 신한울 2호기까지 포함해 우리나라는 현재 총 26기의 원전을 운영 중으로, 2022년 기준 원전은 국내 발전량의 29.6%를 담당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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