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EU깃발 반입 금지한 유로비전에 "문제 제기"

입력 2024-05-13 22:14   수정 2024-05-13 22:18

EU, EU깃발 반입 금지한 유로비전에 "문제 제기"
"유로비전 역사상 첫 사례"…부집행위원장 공개 해명 촉구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지난 주말 막을 내린 유럽 최대 팝 음악축제 '유로비전'의 대회 기간 유럽연합(EU) 깃발 반입이 원천 차단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에릭 마메르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마르가리티스 스히나스 부집행위원장이 유로비전 주최 측인 유럽방송연합(EBU)에 이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메르 대변인은 "EU 깃발이 유로비전에 참가한 모든 EU 회원국의 깃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입 금지는) 완전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스히나스 부집행위원장도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유로비전에 EU 깃발 반입·게양이 금지된 건 올해가 처음이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특히 EBU에 EU 자금이 지원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간 EBU와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협력해왔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며 추가 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
EU가 이번 사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내달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등 외부 세력의 '반EU 선전전'에 대한 우려가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매년 누적 시청자만 2억명에 달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유로비전 측의 EU 깃발 금지 탓에 EU가 시청자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대회 녹화 영상을 보면 객석에 EU 깃발이 다수 포착돼 올해와는 분명히 상황이 달랐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스히나스 부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EU 깃발 금지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굴까"라며 "EU 회의론자와 유럽의 적들뿐"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주최 측의 결정에 유로비전 결승 진출국이었던 조지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조지아에서는 언론·시민단체 통제법이라고 비판받는 '외국인 대리법' 추진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조지아는 EU 가입 후보국이지만 시위엔 EU 깃발을 들고 참여하는 시민이 많다. EU 깃발이 곧 '반정부'의 상징이 된 셈이다.
조지아 정부 통제를 받는 방송사의 재정적 기여를 받는 EBU가 유로비전 생중계 시 EU 깃발이 노출되지 말아야 한다는 방송사의 요청에 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잇단 잡음에 EBU는 유로뉴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EU 깃발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진 않았다면서도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기 반입 관련 정책이 더욱 엄격하게 시행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는 "지정학적 상황이나 영향에 관한 논평을 하는 건 EBU의 역할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EU 깃발을 흔드는 것과 같이 자신의 가치를 표출하는 것을 억제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유로비전은 1956년 시작된 유럽 대륙 최대의 국가 대항 가요제로, 올해 대회에서는 스위스 대표로 출전한 '니모'(NEMO)가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대회를 앞두고 이스라엘 가수 참가의 적절성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계속되는 등 대회 내내 정치적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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