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회담 후 변…이란-아제르바이잔 관계에 불똥 튀나

입력 2024-05-21 11:16  

양국 정상 회담 후 변…이란-아제르바이잔 관계에 불똥 튀나
아제르바이잔, 이란과 수년간 관계 부침…최근 회복 모색해와
난감한 아제르바이잔 "비극적 사건에도 양국 관계 진전, 협력할 준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헬기 추락 사고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으면서 양국의 관계 개선 노력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이 수년간 관계에 부침을 겪어오다 최근 들어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와중에 사고가 발생했다며 양국 관계를 재조명했다.
NYT에 따르면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의 관계는 복잡미묘하다.
아제르바이잔은 이란의 '앙숙'인 이스라엘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아제르바이잔이 2020년 남캅카스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아르메니아와 44일간 전쟁을 벌였을 당시 이스라엘이 제공한 드론이 아제르바이잔의 승리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최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서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어느 쪽의 편에도 서지 않았지만, 아제르바이잔 국영 석유회사는 이스라엘에 수출을 지속해왔다.
반면 이란과의 관계는 수년간 팽팽한 긴장 상태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초 이란 테헤란에 있는 아제르바이잔 대사관에서 총격전이 발생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 껄끄러워졌다.
당시 테헤란 경찰 당국은 가해자가 아제르바이잔 국적 여성과 결혼한 이란 남성이며 개인적인 동기에 의한 범행이라고 규정했지만, 알리예프 대통령은 이를 '테러'로 보고 대사관을 잠정적으로 폐쇄하기도 했다.
다만 양국은 최근 들어 경제 부분 등에서부터 관계 회복을 모색해왔다.
서방의 제재를 피해 러시아와 이란의 항구를 연결하는 철도망이 아제르바이잔을 부분적으로 관통하도록 설계됐으며, 지난해 가을에는 아제르바이잔의 주요 지역과 나히체반을 연결하는 다리도 공동으로 착공했다.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인 나히체반은 튀르키예와 아르메니아, 이란 사이에 있다.
NYT는 특히 지난 19일 양국 정상이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서 만난 것이 관계 개선 노력의 정점이었지만, 이후 라이시 대통령이 사고로 숨지면서 이러한 노력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제르바이잔 민간 학자 자우르 시리예프는 NYT에 "이란에서는 (라이시 대통령 죽음과 관련해) 외부의 적을 비난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시도가 음모론으로 발전하면서 양국 관계에 새로운 긴장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리예프는 다만 "아제르바이잔으로서는 이런 상황을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비극적 손실'로 표현하며 애도를 보냈다.
그는 "이란 국민들이 평생을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충성한 저명한 정치가를 잃었다"며 "알라신께 형제의 나라 이란이 이를 견딜 용기와 인내를 주기를 기도했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 외무부 대변인도 뉴스위크에 "비극적 사건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제르바이잔은 지금은 물론이고 미래의 이란 지도자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시 대통령이 19일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것을 양국 역사에서 중요한 장면이라고 평가하며 "지난 3년간의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상의 정치적 의지와 전략적 비전으로 관계가 회복됐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뉴스위크는 관계 회복을 위한 일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제르바이잔과 이란 사이에는 불신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최근 아제르바이잔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강화하기로 한 결정에 불만을 품고 있으며, 일부 이란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남캅카스에 '제2의 이스라엘'이 세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했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또한 아제르바이잔도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분쟁에서 이란이 아르메니아와 분리주의 세력을 지지했다는 불만을 품고 있다고 봤다.
이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땅이지만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 세력이 점유하고 있어 '캅카스의 화약고'로 불리던 곳이다.
분리주의 세력은 이곳에 자칭 공화국을 세우고 군대를 운영하면서 아제르바이잔과 교전을 벌여왔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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