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뇌 크면 똑똑할까…"뇌 큰 동물이 먹이 잘 찾는 건 아니다"

입력 2024-05-29 09:51  

[사이테크+] 뇌 크면 똑똑할까…"뇌 큰 동물이 먹이 잘 찾는 건 아니다"
獨·美 연구팀 "열대우림 동물 관찰 결과 뇌 크기-먹이찾기 효율성 관계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뇌가 크면 더 똑똑할까? 독일·미국 연구진이 파나마 열대 우림에 사는 영장류와 포유류 4종이 먹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찾아내는지를 관찰하는 연구를 통해 뇌가 크다고 더 똑똑하게 먹이를 찾는 건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 행동 연구소(MPI-AB)와 미국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STRI) 연구팀은 29일 영국 왕립학회 회보 생물과학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에서 파나마 열대우림에서 같은 과일을 먹는 영장류 거미원숭이와 흰턱 꼬리 감기 원숭이, 너구리 친척인 긴코너구리와 킨카주가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경로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인간 등 영장류가 다른 대부분 포유류보다 뇌가 더 커진 이유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과일 등 먹이와 두뇌가 상호작용해 발달을 촉진했다는 '과일 식단 가설'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다. 두뇌가 큰 동물은 지능을 이용해 과일을 더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었고, 그 결과 큰 두뇌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뇌 크기와 과일 섭취량 사이에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이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동물이 더 많은 과일을 먹으려면 과일나무를 찾아내고 과일이 익는 시기를 기억하는 등 인지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논문 제1 저자인 STRI의 벤 허시 연구원은 그러나 "과일 식단 가설은 실험적으로 뒷받침된 적이 없다"며 이 가설에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파나마 바로 콜로라도 섬 열대우림에 사는 거미원숭이와 흰턱 꼬리 감기 원숭이, 긴코너구리, 킨카주가 매년 3개월간은 '딥테릭스 올레페라'(Dipteryx oleifera) 나무의 열매만 먹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 GPS 장치로 이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두뇌 크기와 이동 효율성 간 관계를 분석했다.
먼저 딥테릭스 나무의 분홍색 꽃이 피는 여름에 드론을 띄워 딥테릭스 나무 위치 지도를 만들고, 이들 동물에 부착한 GPS로 나무를 찾아 이동하는 경로와 나무에서 먹이활동을 한 시간 등을 분석, 각 동물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먹이를 찾아내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거미원숭이와 흰턱 꼬리 감기 원숭이의 효율성이 긴코너구리나 킨카주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두뇌 크기와 이동경로 효율성 사이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논문 교신저자인 MPI-AB 메그 크로풋 교수는 "이 연구에서 뇌가 큰 동물이 먹이를 찾을 때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린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열대우림에 사는 이들 동물의 경우에는 큰 두뇌가 과일나무를 더 효율적으로 찾는 데 사용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시 연구원은 큰 두뇌가 먹이 찾기 효율을 높이는 데 작용하지 않고 "일화기억(episodic memory)을 촉진, 과일나무 방문 시간을 잘 조절함으로써 섭취하는 과일의 양을 최대로 늘릴 수 있게 해줄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Meg Crofoot et al., 'Smarter foragers do not forage smarter: A test of the diet hypothesis for brain expansion', http://dx.doi.org/10.1098/rspb.2024.0138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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